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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8화 너도 한번 그 맛을 즐겨봐

차가운 빛을 내뿜는 날카로운 칼이 임영은의 뺨에 닿았다. 옷자락을 움켜쥔 그녀의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녀는 두려움을 애써 참으며 더듬거리며 말했다. “소…… 소남 씨……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칼은…… 위험해요…… 그것 좀 나에게서…… 멀리 둘 수는 없나요…….” 그는 여전히 잘 생겼고 모든 사람이 주목할 만한 모습이었지만, 지금 그녀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원망과 혐오감이 가득했다. 영은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문소남은 나를 너무 미워해!’ 그녀는 지금 상황을 절대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가 자신에게 냉정하게 대하는 것을 어쩔 수는 없었지만, 그걸 감당하기에는 너무 벅찼다. “너도 두려워할 줄 알아? 나는 임씨 집안 아가씨는 하늘도 땅도 두렵지 않을 거로 생각했는데 말야. 이거 의외인데? 당신이 언론에 자살 시도를 공개했을 때 말이야. 그때 왜 손목을 좀 더 깊이 긋지 않았어? 이렇게 위선적인 연극은 사람을 구역질 나게 하는 데 말이야. 임영은, 나는 임 지사를 봐서라도 네 행동을 그냥 눈감아 넘기려고 했지만, 감히 이제 원아에게까지 손을 대? 정말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 매미 날개처럼 얇은 칼이 영은의 얼굴을 향해 살짝 움직이자 그녀는 화끈거리는 통증을 느꼈다. 그녀는 겁에 질려 꿈쩍 도 하지 못했다. 꽃처럼 아름다운 얼굴이 엉망이 될까 봐 두려웠다. “소남 씨, 나는 정말 당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나와 원아 씨가 비록 연적이고 당신이 그녀를 목숨처럼 사랑한다는 것을 잘 알지만, 나는 그녀에게 어떤 일도 한 적이 없어요. 하늘도 알고, 땅도 아는 일이 에요. 기껏해야 말 한마디 한 것 정도예요. 원아 씨가 당한 일은 정말 나와 아무런 관계도 상관도 없어요…….” 영은은 온몸을 사시나무 떨듯 떨며.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이렇게 해야 그가 아무런 보복 없이 자기를 놔줄 것 같았다. 하지만 사실을 인정하면 그의 성격으로 보아 절대 이곳에서 무사히 나갈 수 없을 것이었다. 소남은 냉소 가득한 얼굴로 영은을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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