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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9화 원아, 화이팅

남자의 눈동자가 자신을 향하는 순간, 아먼드는 달빛이 가로등을 타고 내리며 비춘 까닭에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남자의 아름다운 아치형 입술은 청아하면서도 귀티가 흘렀으며, 마치 잡지에나 나올법한 왕자님 같았다. 수려한 외모에는 감출 수 없는 도도함이 넘쳐흘렀다. 그의 모습은 달빛처럼 밝으면서 아늑했다. 아먼드는 끝없는 감동이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자신이 방금 연적 명단에 올린 이 남자는 고귀함과 냉철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또 그의 품에 안긴 원아는 부드럽고 청순했다. 서로를 끌어안은 두 사람에게서 아름다운 그림에서 풍기는 듯한 상쾌함이 진동했다. 남자와 원아 모두 다른 사람의 시선을 쉽게 잡아당겨 유혹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무엇보다 자신이 첫눈에 반한 그 여자는 지금, 얌전한 고양이처럼 남자의 품에 안겨 있었다. 아먼드는 마음이 불편해졌다. 원아에게 가서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남자가 원아를 안고 신사답게 차 문을 열어주는 것을 바라보아야만 했다. 원아의 보조개가 꽃처럼 활짝 피어났다. 아먼드는 걸음을 멈추고 한동안 제자리에서 서 있었다. 그 앞을 지나갈 구실이 없던 까닭에 그들이 탄 고급 차가 눈앞을 지나가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 다음날, 어슴푸레하게 날이 밝아오자 원아는 잠에서 깼다. 두 아이를 깨운 후 네 식구가 함께 앉아 아침을 먹었다. 훈아과 원원을 유치원까지 보낸 원아는 소남의 차를 타고 회사로 출근했다. 자리에 앉으려는 순간, 원아는 어제 서랍을 잠그지 않고 퇴근한 것이 생각났다. 원아가 이마를 찌푸렸다. 어젯밤 사람들과 급하게 가느라고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다. 원아가 긴장된 마음으로 서랍을 열어보았다. 하지만 서류는 가지런한 상태 그대로였다. 맨 위에 놓아둔 서류도 어제 자신이 정리해둔 회의 내용이 확실했기에 별 의심이 없었다. 원아는 서랍 안의 두꺼운 서류를 꺼내 들고 회의실로 향했다. 이번 회의는 이전과 달리 T그룹 설계부서의 주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직원들뿐만 아니라 VIVI 그룹의 직원들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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