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06화 연회에서 모든 걸 쏟아냈어
임영은의 도발에 원아는 다소 긴장하며 손에 식은땀을 흘렸다. 피아노를 전혀 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원아가 도움을 청하는 눈빛으로 문소남을 바라보았지만, 그는 냉정한 표정이었다. 문소남은 원아의 손바닥을 주무르며 괜찮다는 신호를 보낸 후, 임영은을 향해 눈썹을 치켜뜨고 말했다.
“죄송합니다, 제 여자친구가 어제 손을 다쳐서 연주해 줄 수가 없네요.”
말하면서 원아의 손을 잡고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어젯밤 원아가 쌍둥이에게 과일을 깎아주다가 실수로 검지 손가락을 베었고, 반창고가 붙어 있었다. 어젯밤의 사고가 마침 피아노를 벗어나는 핑계가 된 셈이다.
손님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이해의 표시를 보내고, 문소남이 이어서 말했다.
“피아노는 연주할 수 없지만 목소리가 아름다워 모두를 위해 한 곡 불러드릴 수는 있을 것 같아요. 남자친구로서 제가 그녀를 위해 반주할게요.”
문소남을 바라보는 원아의 눈이 의심으로 가득찼다. 그녀는 확실히 노래를 잘 부른다. 단지 천성적으로 수줍음이 많아 다른 사람 앞에서 드러내지 않았을 뿐. 이 사람은 어떻게 자신이 노래를 잘 부른다는 걸 알았을까?
문소남은 그녀에게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입모양으로 소리 없이 ‘비밀’이라고 한 마디 던졌다.
그 해, 그는 우울증이 발병하여 할아버지에 의해 작은 마을로 보내졌다. 밤에 불면증이 심해 혼자 운동장에 가서 달리기를 하며 스트레스를 풀곤 했다. 둥근 운동장을 돌며 달리고 있을 때 그는 미묘하고 감동적인 노랫소리를 들었다.
그 순간, 그는 노랫소리를 따라갔다.
달빛 아래, 어깨까지 오는 머리를 가진 귀여운 여학생이 100년 묵은 굵은 고목 아래 서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노래에 몰입해서 그가 온 것도 모른 채.
그는 그렇게 고목 반대편에 숨어 조용히 그녀의 노래를 들었다. 노랫소리가 순수하고 투명해서 그의 마음 속의 우울함을 씻어내고 빛을 가져다 주는 듯했다.
그때 문소남은 원아를 처음 보았다. 그는 그녀가 매우 특별하다고 느꼈다. 미모가 빼어나게 아름다운 것보다, 깨끗하고 속세에서 벗어난 듯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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