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5화 원아가 소남에게 부탁하는 것
퇴근 시간이 겹친 도로 위로 차가 가득했다.
소남의 격려에 힘입어 원아가 드디어 시동을 걸었다.
몇 번 안 해 본 운전이지만, 원아는 운전석에 앉을 때면 평소보다 몇 배나 더 조심스러워졌다. 본인에 의해서든 타인에 의해서든 사고가 난다는 건 두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원아가 아직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 하나 있었다. 거의 모든 차가 원아가 운전하고 있는 차를 발견하는 즉시, 멀리 피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비싼 차와 접촉 사고라도 난다면 큰일이었다. 조금만 상처를 내어도 보통 차 한 대 값은 넘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큰 위험부담을 안고서 가까이 접근할 운전자는 없었다.
그래서 도로가 막혔음에도 불구하고 원아는 한결 수월하게 운전했다.
소남은 옆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있었다.
소남은 성숙하고 매력적인 남자였다. 사업 수완도 좋았으며 이미 성공한 사람이었다. A 시의 모든 여자가 열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원아는 운이 좋게도 이런 완벽한 남자를 만났다.
그러나 이연의 일이 떠오르자, 원아는 고민이 됐다.
“소남 씨, 도움을 청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당신을 너무 귀찮게 하고 싶지는 않지만, 지금은 이 방법밖에 없어요.”
소남이 부드러운 눈빛으로 돌아보았다.
“나한테 못 할 말이 뭐가 있겠어? 하고 싶은 말 다 해. 너와 관련된 일은 하나도 귀찮지 않아.”
원아는 말을 꺼내기가 어려워 잠시 망설였다.
사실, 소남은 명령을 내리는 일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듣거나, 부탁받는 일과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반면, 원아는 명령받는 일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둘은 완전히 다른 세상에 속해 있었다.
하지만, 소남은 원아 앞에서는 아무런 권위도 내세우지 않았다. 무척 친절했으며 부드러웠다. 원아도 소남이 자신을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정도였다.
원아가 입술을 가볍게 깨물었다.
“음, 이연에 관한 일이에요. 이연은 저와 연루되어 송재훈에게 안 좋은 일을 당했어요. 그 때문에 임신까지 했고요…….”
소남은 원아의 말을 진지하게 들었다.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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