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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장 원아를 향해 왠지 모를 친근감을 느끼다

문소남 옆에 서 있는 여성은 무척이나 아름다웠다. 보라색 드레스를 입은 원아가 모두를 향해 다가올 때는 마치 한 송이 라벤더 꽃이 움직이는 듯 화사했다. 특히나 초승달 같이 휜 원아의 두 눈은 웃을 때마다 별빛처럼 반짝거리며 사람의 눈길을 끌었다. 여러 유형의 빼어난 여성들을 많이 만나보았던 주희진이었지만, 눈앞의 이 여성은 그녀의 눈이 번쩍 뜨이게 했고 왠지 모를 친근감도 느껴졌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이 여성의 눈매가 자신의 젊었을 때와 좀 닮아 보인다는 것이다. 정말 인연인지……. 주희진을 만난 원아 역시 첫눈에 우아해 보이는 사모님에게 호감을 느꼈다. 원래 부드러운 눈매를 가진 주희진은 지금 실제 나이를 가늠하기 힘들었고, 단지 고아한 기질과 친화력을 짐작케 한다. “저희 아버님 칠순 잔치에 와 주셔서 감사해요, 이쪽으로 오세요.” 주희진이 웃으며 그들을 맞이했다. 주희진은 자신과 좀 닮은 듯한 원아를 저도 모르게 계속 쳐다보았다. 그러나 문소남을 보게 된 후에는 곧 문소남에게 시선을 빼앗겼다. 눈앞의 훤칠하니 뻗은 남자는 강한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으며, 잡지에서 봤던 것 보다 더 매력적인 모습이었다. 영은이가 눈이 높네. 근데……. “사모님.” 문소남이 담담한 태도로 주희진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주희진은 미래 장모의 시선으로 문소남을 까다롭게 훑어보았는데, 보면 볼 수록 마음에 들었다. ‘영은이가 남자를 볼 줄 아네. 이 남자는 딱 봐도 정말 비범해. 근데, 오늘 미래 처 조부의 칠순 잔치에 오면서 어떻게 다른 여자를 데리고 올 수 있지?’ ‘설마, 문소남은 영은이가 저 좋아하는 걸 모른단 말이야?’ 주희진은 계속 추측해 본다. 모두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이었다. 비록 처음엔 원아에게 호감을 가졌었지만, 주희진은 원아가 문소남 곁에 있기를 바라지 않았다. 20여년전, 친딸을 잃고 자신이 가장 고통스러웠을 때, 그녀 앞에 나타난 작은 천사 영은이로 인해 잠시나마 아이를 잃은 고통을 덜 수 있었다. 오랜 세월 동안 키우며, 주희진은 영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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