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6화 당신이 계속 이렇게 얌전하면 좋을 텐데......

문소남은 몸을 돌렸다. 밖에 나가 담배를 피워 자신의 욱하는 마음을 달래고 싶었다. 그러나 그가 막 입구로 걸어가려고 하자, 섬세하지만 창백한 작은 손이 슬그머니 그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그는 몸을 돌려 원아가 눈물 자국이 가득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불쌍한 표정으로 그에게 부탁했다. "소남 씨, 제발, 가지 마요." 그녀가 버려진 고양이처럼 쪼그리고 앉아 있는 것을 보고, 문소남의 마음은 순식간에 약해졌다. 병원의 소독 냄새때문에 토할 것 같았고, 간호사가 손에 쥐고 있는 바늘은 그녀의 마음을 더욱 당황하게 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너무나 많은 상처들이 있어서 쉽게 회상할 수가 없었다. 이미 지나간 상처와 아픔은 그녀를 지금까지도 여전히 긴장하게 했다. 원아는 떨리는 손가락으로 문소남의 손가락 하나를 꽉 잡아당겼다. 그가 그녀를 이 악몽 같은 곳에 혼자 둘까 봐 겁났다...... 그녀는 그의 품으로 달려들었고, 그녀의 얼굴에 문소남이 여태껏 본 적이 없는 연약한 표정이 있다. 원아가 이렇게 주사 맞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다. 어린아이라면 아무것도 아닌데 다 큰 성인이 이러는 것은 배후에 틀림없이 그가 알지 못하는 무엇이 숨어 있는 것이다. 나중에 반드시 조사해야 한다고 문소남은 생각했다. 그는 원아의 허리를 안았는데, 그녀가 계속 손으로 아랫배를 쓰다듬는 것을 보고, 그녀가 분명히 책상 모서리에 부딪혀 아픈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그는 자신이 한 일이 약간 후회됐다. 그는 그런 무지막지한 태도로 그녀를 대해서는 안 된다. 원아는 문소남의 품에서 좀 안심하고 두 손으로 그의 목을 꼭 껴안았는데, 마치 그가 자신의 유일한 의지인 것 같았다. 그의 두 팔은 마치 자신을 위해 바람과 비를 막아주는 보호막 같았고, 그녀는 그 나쁜 추억을 잠시 잊게 해 줄 수 있어다. 문소남은 그녀를 꼭 껴안았다. 큰 손은 그녀의 작은 손을 손바닥으로 감쌌다. 문소남이 달래는 투로 말했다. "괜찮아. 우리 다른 병원으로 갈까?" 그러나, 원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