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5화 원아에 대한 문소남의 극진한 보살핌

원아는 병원의 소독약 냄새가 싫었다. 몇 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든 그녀는 열이 나고 문소남의 양복 소매를 가볍게 잡아당겼다. "병원 싫어요." 문소남은 그녀가 열나는 것 걱정해서 원래 마음이 초조했는데, 이런 아이 같은 행동을 보고, 마음속에 화가 확 올랐다. 원아를 안고 있는 그의 팔에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정색을 하고 아이를 혼나는 것처럼 말했다. "말 들어. 열이 이렇게 심한데, 치료 안 받고, 뇌에 이상이라도 생기면 어떡하려고?” 원아는 무력하게 문소남을 힐끗 보았다. 문소남은 단지 원아가 성질을 부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고개를 숙이고 몸을 굽혀 그녀의 입술에 키스했다. 마치 아이를 달래는 것 같았다. 병원 응급실에는 늘 사람이 많았다. 문소남이 직접 새치기를 하는 것을 보고 줄을 서 있던 사람들은 당연히 시큰둥했고, 어떤 성질이 급한 남자는 예의가 없다고 큰소리까지 쳤다.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는 응급실이 시끄러워지자 불쾌한 표정으로 콧등에 있는 안경을 만지며 옆에 있는 간호사에게 환자들을 줄 세우라는 지시를 했다. 간호사가 질서를 유지려고 했는데 미남 문소남을 보았던 그녀의 두 눈이 반짝였다. 간호사는 문소남 앞에 가서 막 입을 열려고 했지만, 문소남의 차가운 표정에 깜짝 놀랐다. 간호사는 황급히 두 걸음 뒤로 물러섰고, 문소남에게서 멀리 떨어져 도움을 청하는 눈빛이 분주한 의사에게 쉴 새 없이 흘러갔다. 이 남자는 성질이 별로 좋지 않은 것 같다. 의사는 화가 나서 새치기하는 문소남을 쳐다보다가 손에 든 수성팬을 떨어뜨렸다. "뭐 하는 거야, 응급실에 그렇게 많은 환자가 있는 거 못 봤어? 가서 줄 서!"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그녀가 열이 나니까 열이 내려줘." 말을 마치고 문소남은 원아를 의자에 앉혔다. 의사는 그제야 눈앞의 남자를 엄숙하게 훑어보았다. 남자의 옷차림은 고급스러웠고, 분위기가 범상치 않았으며, 차분한 이목구비는 마치 경제 잡지에서 본 것 같았다. 수십 년을 산 의사는 사회의 도리를 잘 알고 있는데,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