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65화 그렇지 않으면 어쩔 건데?

“사기를 당한 건 네 잘못이지, 소남이하고 무슨 상관이야. 소남이가 너한테 그 돈을 가지고 투자하라고 한 적도 없잖아.” 문현만은 장인숙의 말을 듣고 더욱 불쾌해졌다. 장인숙은 순간 멍해졌고, 마치 목에 뭔가 걸린 듯 답답했다. 예상치 못하게 문현만이 이렇게까지 소남을 두둔하는 말을 할 줄은 몰랐다. “저... 그게...” “비록 지금 너랑 소남이 사이가 좋지 않지만, 그 아이는 생활비를 네게 아낌없이 줬잖아. H국에서 네가 받은 치료비 역시 소남이가 전부 부담하고 있지 않니? 그런데 그 돈을 엉뚱한 사람한테 투자를 해 놓고, 지금 억울하다는 거니? 그 돈도 다 소남이가 줬을 거 아니야? 네가 멍청해서 사기를 당해놓고 지금 누구를 탓하는 거야?” 문현만은 엄격한 표정으로 장인숙을 꾸짖었다. “아버님, 잘못했습니다...” 장인숙은 소남에게 책임을 돌리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다. 전적으로 소남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는 없을지언정, 조금이라도 짐을 덜고 싶었던 자신의 계획은 완전히 실패한 셈이었다. 문현만은 너무나도 냉철했고, 또한 소남에게는 한없이 편애하는 태도를 보였다. “난 이 일에 대해서 널 도와줄 생각이 없다.” 문현만은 단호하게 말했다. 소남은 장인숙이 먹고 살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되게끔 충분히 지원해주고 있었기에, 장인숙이 사기를 당했다고 해서 문현만 자신이 책임질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장인숙은 속으로 원망스러움을 느꼈다. ‘아버님은 항상 이런 식이야. 그래서 나도 모르게 조급해지고 판단력이 흐려져서 실수를 하는 거 아니겠어? 그래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거야!’ ‘만약 아버님이 내게 이렇게 냉정하게 대하지 않았다면, 내가 이렇게까지 망가지지는 않았을 거야.’ 장인숙은 마음속으로 모든 잘못을 문현만에게 돌렸다. 하지만 내색하지는 못했다. “아버님, 무슨 말씀이신지 알겠습니다. 저는 그저 소남이하고 연락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드리러 온 겁니다.” 장인숙이 말했다. 문현만은 불현듯 불안한 마음 스쳐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