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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원아는 아예 눈을 지긋이 감고 몸을 돌린 채 마음속으로 양을 세고 있었다.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양 세 마리... 양 23마리까지 세었을 때, 원아는 뒤에 서 있던 남자가 자신한테 바짝 들러붙었음을 느꼈다. 나무껍질처럼 거칠지만 온기가 느껴지는 큰 손, 그 손은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감싸 안으며 가운의 허리끈에 닿은 채 그녀의 몸속에 들어갔다. 원아는 옆으로 누운 자세였고 그녀의 허리와 배를 오가며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그의 손 덕분에 자기도 모르게 다리를 구부렸다... 다리를 구부정하는 순간, 봉긋한 애플 힙은 뒤로 바짝 치켜올린 자세가 되는데... 가운 밖, 그녀의 엉덩이는 남자의 몸에 바짝 붙어 있었고, 그의 몸에는 잠에서 깬듯한 무언가가 그녀의 몸에 닿고 있었다. “뭐하는 거에요?” 원아는 심기가 불편하다는 듯 쏘아붙였다, 그도 그럴것이 오늘 밤은 진심으로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기때문이다. 침실은 조용하고 칠흑같이 어두웠다. 어둠과 적막에 거의 적응될 때 즈음 은은한 달빛이 방안으로 비추어 들어왔다. 문소남은 팔꿈치를 베개에 괴고 몸을 반쯤 일으켜 옆으로 누운 자세로 자고있는 그녀를 바라보며 우유빛깔 매력적인 그녀의 얼굴에 키스했다. “의사 선생님이 그러시는데 당신이랑 운동 열심히 하랬어요, 안 그러면 당신의 저혈당을 치료할 수 없대요.” “운동...” 순간 원아는 머리가 새하얘졌다. 의사가 건의한 운동이란 당연히 달리기 같은 운동이지 절대 문소남이 원하는 그 "운동"이 아닐텐데 말이다. 사실 그 쪽으론 많이 보수적인 원아와 달리 어려서부터 곱게 자란 문소남에게는 어디서든 대접을 받는게 늘 당연시 되어왔고 원하는 것 역시 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그였다. 마치 귀신에 홀린 것처럼 전력질주하는 문소남, 원아의 완강한 거부도 그 순간엔 무용지물이 되었다... “피곤하면 그냥 자요, 밤 새 쓸데없는 생각으로 잠을 설치지 말고.” 입으로는 그녀를 위하는 척 위선적인 말을 하면서 어느새 음흉한 그의 나쁜 손은 제 멋대로 그녀의 가운을 벗기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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