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2화 문소남 그 짐승이 먼저 건드렸어!

포르쉐 운전석에 앉은 장정안은 눈을 감은 채 한 손을 들어 관자놀이를 눌렀다. 그는 얇은 입술로 담배를 가볍게 한 모금 빨고 하얀 연기를 토해내며 미간을 찌푸렸다. 원선미는 장정안에게 가서 변명을 하고 싶었지만, 다가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장정안의 안색은 너무 보기 흉했고, 지금 그에게 다가간다면 화난 그는 그녀에게 화풀이를 할 것 같았다. 그러나, 지금 그를 다독이지 않으면, 그녀의 생활은 정말 편치 않을 것을 알기에 원선미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한 채 안절부절 하고 있었다. 그녀는 장정안의 소개로 임영은의 옆에 있을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임영은이 그녀를 싫어하고, 심지어 오늘은 그녀를 사람으로도 보지 않는 듯 그녀의 손가락을 짓밟았지만, 임영은 옆에 있지 않고 다른 어딜 간다고 해서 누가 그녀를 떠받들고 사람으로 대접해 주나? 원선미는 자기가 임영은이라도 자신을 사람으로 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쨌든 그녀는 임영은이다. 임영은을 따라다니면 틀림없이 출세할 기회가 생긴다! 포르쉐가 떠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원선미도 즉시 택시 한 대를 잡아탄 다음 택시 기사에게 포르쉐를 따라가라고 했다. 장정안은 다른 곳에 가지 않고 술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창가에 가까운 조용한 자리를 찾아, 뒤쪽 창문을 열고 시원한 바람을 쐬며, 컵 속의 붉은 액체를 마셨다. 술이 가득 차 있던 술 병은 얼마 지나지 않아 술이 절반만 남았다. 장정안을 지켜보던 술집 종업원이 참지 못하고 와서 말했다. "사장님, 이렇게 마시면 위가 너무 상합니다." 장정안이 마시고 있는 술은 너무 독해서 보통 사람은 반 병이나 마시고 절대 견디지 못할 것이다. 장정안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귀찮은 듯 종업원에게 다른 데로 가라고 손짓했다. 종업원은 더 이상 말하지 못하고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장정안은 또 한 잔을 따랐다. 그는 원래 알코올이 자신을 마비시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반병을 마셨는데 아직도 머릿속은 정신이 또렷한 것인가? 원아! 잘난 척하는 원아! 버스정류장에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