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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89화 애매한 사이

송재훈은 자신이 ‘염초설’ 때문에 입은 모든 손해를 생각하면 그녀가 몹시 미웠고, 여기서 그녀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나 당장은 함부로 할 수 없었다. 이곳은 문소남의 집이고, 그가 문소남에게 입찰 사업계획서를 훔친 사람을 찾아 넘기겠다고 한 약속도 아직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송재훈의 회사 직원들은 자신이 한 일이라고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전에 훔쳐온 입찰 사업계획서의 수정에 참여했던 양석훈은 송재훈을 대신해 책임을 지고 싶지 않다며 최대한 빨리 사직서를 내고 직장을 그만두었다. 송재훈은 지금 어두운 얼굴로 송상철 곁에 앉아 있었다. “누구시죠?” 송상철의 말투는 매우 불친절했고, 원아를 보는 눈빛에는 경멸이 담겨 있었다. 원아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전에 그녀는 송현욱의 어머니인 윤수정을 만났는데, 그녀의 행동은 우아한 명문가 사모님의 이미지와 전혀 맞지 않았다. 지금 그녀는 송상철을 직접 보며 윤수정의 오만함이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있었다. ‘지금 내 눈앞의 송상철은 문 어르신과 같은 시대 사람이라 나이도 비슷할 텐데, 성품과 분위기는 문 어르신과 정말 다르네.’ 한 사람이 젊었을 때 아무리 미친 짓을 했더라도, 나이가 들수록 얼굴이 점점 온화해진다면 그 사람은 자애로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고, 좋은 관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원아 눈앞의 송상철은 팔순이 넘었음에도 잔혹한 표정과 음침한 눈빛을 여전히 지니고 있어 한눈에 봐도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이었다. 원아는 원한을 품은 송재훈을 한 번 보고, 송상철을 보았다. ‘송재훈은 진짜 자기 할아버지를 많이 닮았네. 송현욱이야말로 송씨 집안 자식이 아닌 것 같다.’ “어르신, 안녕하세요. 저는 염초설이라고 합니다.” 원아는 그들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 “염초설?” 송상철은 눈살을 찌푸렸다. ‘이름이 익숙한데 이곳은 소남의 집 아닌가? 이 여자가 설마?’ 그는 재훈을 보고 설명하라고 했다. “할아버지, 저를 일주일 동안 아프게 해서 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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