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24화 이연에게 불쌍한 척하면

“좋아.” 재훈이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이자 이강은 낙담한 모양으로 차에서 내렸다. 그의 얼굴은 맞을대로 맞아서 마치 돼지 머리처럼 부었다. “재훈 도련님, 부하들의 손이 너무 맵군요.” 이강은 자신의 한쪽 얼굴을 가리고 또 쉬쉬했다. 재훈은 이강의 현재 모습을 보고 만족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 좀 재미있어. 너는 이 얼굴을 이연에게 보여줘라. 이렇게 해야 이연이 너를 불쌍하게 여길 수 있지.” 이강은 재훈이 이렇게 한 의중을 알고 맞았다.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비굴하게 말했다. “재훈 도련님의 뜻을 알았습니다. 이 방법은 확실히 괜찮습니다.” 재훈은 이강이 돼지머리처럼 부은 모습을 보고 씩 웃었다. “너는 지금 속으로는 틀림없이 불만이 많을 거야. 이 사람에게 그걸 주어라.” 한 부하가 재훈의 이 지시를 받고 바로 이강에게 봉투 하나를 던졌다. 이강은 받아서 안을 한 번 보았는데, 돈이었다! 아주 많은 돈, 두툼한 한 묶음! “재훈 도련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돈을 보는 순간부터 이강의 마음속의 모든 불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렇게 많은 돈을, 어림잡아 보니 여기에 틀림없이 몇천만 원이 들어 있을 것이다. 이강이 돈을 주워 확인하는 모습을 보고 재훈은 경멸하듯 말했다. “2,000만이야. 이번에 너를 때려도 너의 근육이나 뼈를 다치게 하지는 않았어. 며칠 쉬면 괜찮아질 거야. 이 2,000만은 이번 약값, 그리고 네가 나를 도와준 비용으로 간주하자. 만약 일이 잘 처리된다면 앞으로 더 많이 줄 수 있어. 너도 어떻게 돈을 벌지 생각할 필요가 없어도 잘 살 수 있을 거야.” “네, 재훈 도련님에게 감사드립니다.” 이강은 허리를 굽히며 얼굴의 통증을 잊었다. 재훈은 차를 타고 돌아와 다시 한번 이강에게 경고했다. “이강, 난 참을성이 별로 없어. 이번 일은 내가 이미 너를 조금 도와줬으니 나머지는 빨리 해라. 만약 내가 만족하지 못한다면 결과는 어떨지, 너도 알고 있지?” “알아, 알아.” 이강이 고개를 끄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