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22화 비켜주세요
이튿날, 원아는 눈을 뜨고 깨어나 눈가를 더듬어보았다. 역시 눈에는 눈물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어제 영상통화를 한 후 그녀는 약을 먹고 잠들었지만, 밤새 계속 악몽을 꾸었다. 꿈속에서 자신은 한 감옥에 갇혀 있었다. 밖을 보니 막내딸 심비가 안드레이에게 여러 가지 고통을 받고 있었다.
그녀는 꿈속에서 싫다고 소리쳤다. 문소남의 이름을 부르며 아이들을 구해달라고 했다.
그러나 아무리 불러도 꿈속의 문소남은 나타나지 않았고 자신의 비참한 부르짖음과 심비의 날카로운 울음만 울려 퍼질 뿐이었다.
원아는 주먹을 쥐고 가슴께를 부여잡았다. 하룻밤 동안 꿈속의 고문으로 그녀는 지금도 가슴이 아팠다.
“내 딸 심비야...”
그녀는 낮은 소리로 딸의 이름을 부르며 앨범을 열어 심비의 사진을 찾았다. 사진 속 심비의 웃음은 순진하고 사악하지 않아 원아의 심장을 찔러오는 것 같았다.
원아는 한참을 보고서야 휴대전화를 닫았다. 오늘은 자신이 납치를 당한 후 T그룹으로 돌아가 정식으로 출근하는 첫날이므로 지각해서는 안 된다.
세수한 후, 그녀는 혼자서 간단한 아침을 만들어 먹었다. 먹은 후에 바로 정장으로 갈아입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동네를 나와 택시 타는 곳으로 가려는데 이강이 건들거리며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원아는 발걸음을 멈추고 그를 보면서도 피하지 않았다. 이강처럼 상식이 없는 남자는 피해 봤자 별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강은 그녀가 거기에 서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기뻐하며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나아가 말을 걸었다.
“염 교수님, 출근하시는 거예요?”
원아는 이강을 보고,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몇 명의 양아치들을 다시 한번 보았다. 이강과 함께 나쁜 짓을 하고 다니는 사람들일 것이다.
“비켜주세요. 일이 있어요.”
그녀가 차갑게 말했다.
“교수님, 방금 거기서 저를 기다리신 거 아닌가요? 어째서 이젠 저보고 가라고 해요?”
이강은 원아를 보고 자연히 쉽게 보내줄 마음이 없었다. 그저께 이연의 집에서 ‘초설’을 보고 마음이 계속 근질근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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