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08화 배달원을 매수했다
이연은 집 근처에 있는 국밥집을 골라 음식을 담은 후 원아에게도 보여주었다.
원아는 메뉴 하나를 더 추가했다.
이연이 그걸 보고 말했다.
“이걸로 되겠어요? 초설 씨, 내가 사줄 테니 좀 더 시켜요.”
“그럼 이연 씨가 골라줘요.”
원아는 이연에게 결정권을 주었다.
이연은 바로 음식을 몇 개 더 고르고 나서야 결제를 했다.
“항상 혼자 밥을 먹는데 지금은 초설 씨랑 같이 먹으니까 모처럼 여러 메뉴를 먹을 기회가 생겼네요.”
“이연 씨, 이렇게 많이 시켰는데, 제가 있다고 해도 다 먹을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원아가 말했다. 방금 주문한 음식은 성인 서너 명이 먹어도 충분할 양이다.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아무튼 초설 씨랑 같이 먹으니까 난 너무 좋아요.”
이연이 그렇게 말하자 핸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이연 선생님, 경비실 직원입니다. 지금 아파트 입구에 한 남자분이 이연 씨의 오빠라며 찾아오셨습니다. 하지만 저희 쪽에서도 이연 선생님께 미리 연락을 받은 것이 없어서 들여보내지 않았는데, 이 남자분이 줄곧 아파트 입구 근처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선생님, 혹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수화기 너머의 경비원이 말했다.
“그 남자 절대 못 들어오게 해주세요.”
이강이 문 앞에서 끈질기게 매달리고 있다는 소리를 듣자 이연은 순식간에 안색이 변했다.
[저희도 일단 들여보내지 않았는데, 이 사람이 계속 아파트 입구에서 이렇게 소란을 피우고 있어서 조금 곤란합니다. 선생님이 이분의 여동생이시잖습니까? 나와서 한번 얘기해 보시는 게 어떠십니까?]
경비원은 이강이 죽어도 여기에서 버티려는 모습을 보고 골치가 아프다며 이연에게 제안했다.
“그 사람이 안 가려고 하나요? 당장 가지 않으면 경찰에게 신고하겠다고 경고해주세요.”
이연은 모질게 마음을 먹었다. 그녀가 지금 유일하게 안심할 수 있는 곳은 바로 지금 이 집이다. 비록 여기가 송현욱의 소유라고 하더라도 자신은 아직 이사할 생각이 없다.
절대 이강을 여기에 들여서 자신의 평온을 망쳐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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