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화 문소남의 여자를 누가 감히 안겠는가?

벤틀리 안의 남자는 검은 양복과 흰 셔츠 차림으로 짙은 회색 소파에 앉아 있었고, 앞에는 전용 컴퓨터가 놓여 있었다. 그는 스크린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데이터 그래프를 주시하며, 바쁜 와중에 그의 아들에게 한마디 했다. "네가 들어가지 않을 거면, 우리는 지금 돌아가면 돼.” 문훈아는 듣자마자 즉시 동준의 허벅지를 껴안았다. "아저씨, 반드시 나를 데리고 들어가야 돼요." 동준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음을 터뜨렸다. 벤틀리의 문은 닫혔지만, 차는 주차장으로 가지 않고 정문에 그대로 세워져있었다. 벤틀리의 외부 디자인은 안전과 사생활 존중을 가장 신경 썼고, 클럽 입구의 직원들도 감히 안을 들여다보는 사람은 없었다. 클럽에 온 다른 차량들은 정문 앞에 검은색 벤틀리 한 대가 길을 막고 있었기 때문에 그 뒤에 주차할 수밖에 없었고, 사장이 차에서 내리면 운전기사는 길을 돌아가서 주차했다. 차에서 내린 사장들은 보통 눈에 띄는 벤틀리를 흘끗 보지만, 단지 보기만 할 뿐, 안에 앉아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함부로 추측할 수 없었다. 아무튼 그 당당한 위세를 보고 모두 자신이 건드릴 수 없는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다. 문소남의 시선은 여전히 스크린의 데이터를 주시하고 있었지만, 눈만 데이터에 있고 마음은 다른 곳에 가 있었다. 남자의 완벽하고 강인한 턱 선과 벤틀리 안의 비즈니스 환경, 그리고 조금도 펴지지 않은 짙은 미간은 그의 얼굴 표정을 유난히 차갑고 무자비해 보이도록 했다. 한참이 지나서야 문소남의 얼굴에 약간의 온기가 회복되었다. 그는 냉담한 시선으로 힐끗 손목시계에 표시된 시간을 보았다. 동준이 들어간 지 이미 20분이 지났는데, 그는 아직 사람을 데리고 나오지 않았다. …… 클럽 위층. 이강은 조급한 맘에 욕설을 내뱉었다. 그는 여기저기 다 찾아보았지만 원아는 어디에도 없었다. 단톡방의 친구들은 문자를 보내 그를 재촉했다. "당신 일 처리를 이렇게 하나? 이건 아니지. 나는 내 마누라를 줬고, 이제 내가 너의 전 여자친구랑 할 차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