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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이러지 마세요, 모두 우릴 보고 있잖아요

문소남은 흰색 속옷과 흰색 만화 팬티를 골라 함께 가져갔다. 저택 문소남 방안의 할아버지는 이미 한참 전에 잠들었지만, 원아는 몸을 뒤척이며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원아는 정상적인 젊은이들보다 훨씬 거친 할아버지의 숨소리를 들으며 깨어있었다. 방안은 할아버지의 숨소리를 제외하면 쥐죽은 듯이 조용했다. 원아는 내일 할아버지를 어떻게 설득해서 떠날지 생각했다. 이곳을 떠나면 할아버지를 집으로 모셔야 하나 아니면 병원으로 가야 하나? 병원에 가려면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하나? 할아버지를 아버지와 같은 병원에 입원하게 할 수는 없다. 그녀가 심란하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차가 저택으로 들어오는 소리였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누구지? 문소남이 나갔다가 돌아온 걸까? 아니면 문예성이 나갔다가 오는 거? 약 5분 후에 위층으로 올라오는 발자국 소리가 났다. 침착하고 힘 있는 걸음 소리다. 방문이 열렸을 때, 이불을 뒤집어쓴 그녀는 문소남이 돌아온 것을 알았다. 발자국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원아는 이불을 뒤집어쓰고도 밤공기의 청량함을 간직한 그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남자가 머리까지 뒤집어쓴 원아의 이불을 젖히자 그녀의 볼이 드러났다. 원아는 자신이 깨어 있다는 것을 그가 알게 될까 봐 두려웠고, 속눈썹이 떨리는 것을 그에게 들킬까 봐 겁났다. 비록 지금은 어두운 밤이라 그런 것들이 잘 보이지 않겠지만, 혼자 그를 대면할 때 그녀는 항상 그렇게 긴장했다. 문소남은 손에 들고 있던 종이 백을 그녀의 침대 밑에 내려놓았다. 이때 원아는 몸을 뒤척이며 내친김에 팔로 얼굴을 가렸다. 그녀의 동작은 사실 자연스럽지 않았다. 그녀는 그녀가 자면서 몸을 돌리는 것이라고 문소남이 생각하기를 바랐지만, 그녀가 자는 척하고 있는 것이 너무 분명하게 드러나 보였다. 들킬까 봐 겁나서 감정이 드러나는 얼굴을 가리는 것이 너무 분명했다. 문소남은 한 손으로 침대를 짚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정리해 준 후 그녀의 귓가에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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