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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장

오후. 진아연은 꽃 시장에서 두 개의 수선화 화분을 샀다. 그녀는 수선화를 들고 어머니의 집으로 돌아왔다. 아직 오후 5시가 안 되었기 때문에 장희원은 아직 퇴근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장희원은 부엌에서 바빴다. "엄마, 오늘 일찍 퇴근했네?" 진아연은 슬리퍼로 갈아 신고 꽃 화분 두 개를 거실 탁자에 내려놓았다. 장희원은 민망한 표정으로 부엌에서 나왔다. "아연아, 그 일 그만하게 됐어." 장희원은 설명하였다. "더 괜찮은 가정부를 찾았다고 하더라." 진아연은 담담하게 대답하며 어머니를 안았다. "엄마, 너무 실망하지 마." 장희원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괜찮아... 이 꽃들은 뭐야?" 진아연은 눈앞의 간소한 집의 상태를 보고 말을 했다. "꽃 시장을 지나가다가 보여서 샀어." 일 자리를 잃었으면 다시 찾으면 되니까." "엄마, 그냥 찾지 말고 집에서 쉬어!" 진아연은 이렇게 말하며 가방에서 카드를 꺼내어 어머니에게 건네며 말했다. "카드에 돈 있으니까. 이 카드 가져다 써." 장희원은 카드를 밀어내며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연아, 인생의 반이 지나고 나니 알겠더구나. 남을 의지하는 것보다 자신을 의지해야 된다는 것을. 내일 길거리를 청소하는 일을 하더라도 너에게 기댈 수는 없어." 어머니의 진지한 모습을 보고 진아연은 웃으며 농담을 하였다. "엄마, 그 일은 못할 거 같은데. 길거리를 청소하려면 새벽 4~5시에 일어나야 한다고 들었어. 지금은 너무 추워. 쉬운 일을 찾아보는게 좋아!" 장희원도 웃으며 대답을 했다. "돈을 많이 준다면 새벽 4~5시에 일어나는게 뭐 대수라고. 요리 마저 하러 갈 테니 너는 앉아서 좀 쉬어." 진아연은 소파로 걸어가 휴대폰을 꺼내 여소정의 메시지를 보았다. 여소정은 긴 메시지를 보내왔다. 아연아, 솔직히 잘 모르겠어... 박시준은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병이 완치되지도 않았는데 왜 굳이 너를 찾으러 간 거야? 불쌍하게 구애하는 척 하는건가? 정말 너를 사랑한다면 그냥 바로 너한테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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