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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0장

진아연은 드레스를 건네받아 훑어보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그녀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긴 했지만, 이번에는 왠지 경호원의 말을 들어보고 싶었다. 만약 이 방법이 통한다면? 그녀는 박시준의 기억을 되찾을 방법을 모른다. 그러니 무슨 방법이든 시도해볼 가치가 있었다. A국. 성빈과 최은서는 성빈의 부모님을 공항까지 배웅했다. 최은서가 성빈의 아이를 가진 데다, 8, 9개월 뒤면 아이가 태어날 것이기 때문에, 사실 부모님은 별로 떠나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 하지만 성빈은 기어코 부모님을 떠나보냈다. 두 분이 최은서를 너무 아끼셨기 때문이다. 그가 생각하기에, 이대로가면 최은서가 조만간 또 소란을 피울 것 같았다. 예를 들자면, 그가 최은서를 집에 들인 첫날, 어머니는 그녀를 데리고 옷과 가방, 그리고 신발을 사러 가셨다. 그리고 다음 날, 어머니는 또 최은서를 데리고 나가시더니, 이번에는 보석을 몇 세트나 사 오셨다. 그는 어머니가 최은서에게 옷과 보석을 사주시는 건 별로 개의치 않았다. 하지만 한 번에 이렇게 많이 사버릴 필요는 없지 않은가? 게다가 어머니는 매번 그의 카드로 계산하셨다! 어머니는 그의 카드를 가지고 있긴 하셨지만, 평소에는 그의 돈을 쓰지 않으셨다. 물론, 그가 머리가 아픈 것은 돈 때문이 아니라 어머니의 최은서를 향한 비정상적인 애정 표현 때문이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도 그는 자기 가족의 지위가 아슬아슬하다고 느꼈는데, 아이가 태어나기라도 하면, 이 집은 더욱 난장판이 되지 않겠는가? 그는 이런 변화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래서 어젯밤 부모님과 긴 이야기를 나눈 끝에 부모님을 먼저 보내기로 했다. 부모님이 비행기에 오른 후, 성빈과 최은서는 공항에서 나왔다. "참, 당신한테 말한다는 걸 깜빡했네요, 오늘 큰오빠가 올 거예요." 최은서가 휴대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아니면 당신 먼저 가요, 전 남아서 오빠를 기다릴게요." 성빈: "???" 큰오빠? 최운철?! 성빈은 깊게 심호흡하며, 부풀어 오른 관자놀이를 문질렀다. "큰오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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