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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온은수는 그녀를 벽에 확 밀어붙이고는 턱을 잡아 올렸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온은수와 눈을 마주쳤다. “아빠가 대체 어떤 여자를 데려왔는지 궁금했는데 고작 돈이나 밝히는 인간이었어.” 그는 비난 조로 말하며 손에 힘을 더 주자. 차수현에 턱은 부서질 것만 같았다. 밀려오는 고통에 자신도 모르게 눈가가 촉촉해졌지만 그녀는 결코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맞아요, 난 돈밖에 모르는 여자예요. 돈보다 더 좋은 게 어디 있어요? 그러니까 돈만 주면 은수 씨에게 역겹게 굴지 않고 당장 꺼질게요.” 온은수는 그녀의 대답에 살짝 당황 했다. 그의 앞에서 이토록 돈을 밝히는 여자는 여태껏 단 한 명도 없었다. 진짜 원한다고 해도 대부분 내숭을 떠는 편이었다. 하지만 차수현은 조금 특별했다. 당당하게 요구했으며 뻔뻔했다. 온은수는 잠시 생각하더니 입꼬리를 올리고 빈정대며 놀리 말투로쏘아붙였다. “그래? 그렇게 돈이 갖고 싶다면 좀 전에 네가 한 말도 지켜야겠지?” 차수현은 실의에 빠졌다. 이때 온은수가 그녀의 두 손을 덥석 잡고 침대에 내던졌다. “지금…… 뭐 하는 거예요?” 차수현은 화들짝 놀라 뒤로 물러서려 했지만 온은수는 그녀의 발목을 꽉 잡고 물러나지 못하게 했다. “아까 네가 말했잖아 나와 결혼하자마자 이혼하게 되면 미혼에서 갑자기 이혼녀가 되는거라고. 보상을 원한다면 나도 네 뜻대로 하게 해줘야 하지 않겠어?” 그는 차수현을 짓누르고 점점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는 빈정거리는 얼굴로 차수현의 하얀 목덜미에 다가갔지만 상상했던 증오감이 밀려온 게 아니라 오히려 말하지 못할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담담하고 고요한 느낌이 마치 그날 그 여자를 방불케 했다... 온은수는 제멋대로인 그녀를 잠시 겁주려던 것도 잊은 채 자신도 모르게 가까이 다가갔다. 차수현은 그에게 짓눌려 꼼짝하지 못했다. 그녀는 마지못해 눈을 감고 그를 보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몸이 점점 굳어져 끝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돈 필요 없으니까 제발 좀 가게 해주세요!” 그녀는 결국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했다. 온은수도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도 좀 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뒤늦게 알아챘다. 돈만 밝히는 여자한테 마음이 흔들리다니, 게다가 그 순결한 여자와 연결시키다니, 그는 짜증이 확 밀려왔다. 온은수는 일그러진 얼굴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내가 널 건드릴 것 같아? 너 같은 여자는...” 그는 비록 말끝을 흐렸지만 비난 조로 쏘아붙인 그의 말투에 차수현은 여전히 숨이 차올랐다. 그녀는 헝클어진 옷을 잡아당기며 일어나 앉았다. “미안해요, 제가 너무 분수에 지나쳤어요. 은수 씨가 저를 이렇게 못마땅하게 여기시니 이만 가볼게요. 이혼 절차는 은수 씨 스스로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그때 가서 이혼서류를 챙겨가라고 말씀만 하시면 돼요.” 말을 마친 차수현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문밖을 나서려 했다. 하지만 이제 막 문 앞에 다다랐는데 온은수의 중저음의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내가 언제 나가도 된다고 그랬어?” 차수현은 몸이 굳어버렸다. 그녀는 입술을 꼭 깨물고 차오르는 분노를 겨우 참았다. 온은수는 그녀의 자존심을 짓밟아버리는 것도 성에 차지 않았을까? 대체 어떻게 괴롭혀야만 만족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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