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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온회장은 온은수의 진지한 모습에 끝내 그의 제안을 허락했다. “그래, 약속할게. 만약 네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자를 만난다면 그땐 이혼하겠다고 해도 말리지 않을게.” 얘기를 마친 후 온은수는 곧장 방으로 돌아갔다. 온회장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를 본 집사가 가까이 다가오며 그를 위로했다. “온회장님,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수현 씨는 마음씨가 착해서 한동안 지내다 보면 도련님도 꼭 좋아하시게 될 겁니다. 감정이란 것은 원래 천천히 키워나가는 거잖아요.” 온회장도 무슨 말인지 알겠다는 듯이 머리를 끄덕였다. ‘그랬으면 좋겠구나.’ …… 온은수가 온회장과 함께 서재로 들어간 후 차수현은 이제 막 하룻밤도 채 지나지 않은 ‘신혼 방’으로 돌아왔다. 그녀는 좀 전의 마냥 차가웠던 온은수의 눈빛을 떠올리자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날 이토록 싫어하는 걸 보니 설마 이 결혼 무르는 거 아니야?’ 이렇게 생각한 차수현은 마음이 초조했다. 온은수가 아쉬워서가 아니라 시집온 지 하루만에 온씨 일가에서 쫓겨나면 그녀의 가족들은 절대 그녀를 가만두지 않을 테니까. 엄마가 큰 병원으로 옮긴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또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오는 것은 차마 지켜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런 재벌 가문에 남아있으려면 분명 여자의 순결을 신경 쓸 텐데 만에 하나 그녀의 과거가 폭로된다면 도리어 온씨 일가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걱정이었다. 차수현은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 옷깃을 꽉 잡은 채 이마에 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녀가 좌불안석일 때 굳게 닫혔던 문이 벌컥 열렸다. 온은수가 성큼성큼 들어와 한쪽 옆에 움츠리고 앉아있는 차수현을 보더니 짜증 섞인 얼굴로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여기 앉아있을 여유가 있긴 해?” 그의 말에 차수현은 숨이 턱턱 막혔지만 이럴수록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억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은수 씨…….” 온은수는 하찮은 듯 웃으며 쏘아붙였다. “웃어? 내가 깨어나니까 좋아? 이젠 드디어 우리 집안 사람이라도 된 것 같아?” 차수현은 재빨리 고개를 내저었다. 그녀를 대하는 온은수의 태도를 보니 더 이상 이곳에 남아있을 수 없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하여 그녀는 용기 내어 말했다. “은수 씨가 깨나자마자 갑자기 저라는 아내가 생겼다고 통보 받았으니 당연히 화날 만해요. 저도... 제 처지가 볼품없어 은수 씨한테 어울리지 못한다는 걸 알아요. 이혼하겠다면 해줄게요. 다만 그전에 혹시…….” “혹시 뭐?” “보상으로 저한테 돈을 좀 주시겠어요? 저도 원래는 미혼이었는데 갑작스럽게 이혼녀가 돼버렸으니 저한테도 손해잖아요.” 차수현은 우물쭈물하며 결국 용기 내어 말을 내뱉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엄마에게 올바른사람으로 커야 한다고 배웠었다. 돈 앞에서 절대 무너져서는 안 된다고 했지만, 다짜고짜 돈부터 요구하는 자신이 너무 수치스럽지만 엄마의 병 치료를 위해서라면 이까짓 자존심이 뭐가 대수겠는가?! 어차피 쫓겨날 거 엄마의 치료비라도 일단 챙기고 싶은 마음이었다. 차수현은 말을 마치고 고개를 푹 숙이고 온은수를 쳐다보지 못했다. 온은수 같은 부잣집 도련님들은 차수현처럼 돈으로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니였다. 차수현은 온은수가 돈으로 그녀를 어떻게 모욕하든 꾹 참을 준비를 했다. 다만 그녀가 원하는 금액을 듣기도 전에 온은수는 오히려 쓴웃음을 지었다. 야유에 찬 웃음소리에 그녀는 머리가 아찔해났다. 차수현은 입술을 꼭 깨물고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겨우 말했다. “은수 씨, 제 요구가 너무 과분하진 않잖아요...” 갑자기 온은수가 그녀에게 다가갔다. 이에 차수현은 눈앞이 깜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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