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화
그러나 그녀는 금방 스스로에게 말했다. 온은서는 당시 학교에서 빈털터리라고 할 수 있었다. 그녀와 마찬가지로 아르바이트를 해서 학비와 생활비를 벌었다. 만약 그가 온 씨 집안 사람이라면 금수저를 물고 태어난 도련님인데, 뭐 하러 그렇게 고생을 했겠는가?
그렇게 생각하자 차수현은 마음이 한결 놓였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자신이 그 동안 너무 긴장해서 신경이 과민해진 거라고 생각했다.
그 사람은 그저 이름이 같았을 뿐이다. 단지 그것뿐이다.
……
다른 쪽.
온은서는 온진수가 또 무슨 계략을 꾸민 것을 알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삼촌, 또 이런 일이 생겨서 죄송해요."
온은수는 온진수와 유은비에 대해 좋은 마음이 없었지만, 온은서에 대해서는 화를 낸 적이 없다.
"너하고 상관없는 일이야. 너를 탓할 생각 없어."
"방금 시집온 숙모님이 증거를 발견했다고 들었어요. 보아하니 할아버지가 삼촌에게 준비한 혼사가 소 뒷걸음치다 쥐 잡는 격이 되었나 봐요."
온은서는 일면식도 없는 숙모가 점점 더 궁금해졌다.
원래 그는 온은수의 성격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가 온 씨 집안을 떠날 거라고 생각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그녀는 버텼을 뿐만 아니라, 온은수의 곁에 남아 그를 내조하고 있다.
온은수는 웃으며 이 화제에 대해 더는 말하지 않았다.
"그 이야기는 그만하고, 너는 언제 귀국할 작정이야? 내가 너를 위해 귀국 환영회를 열어줄 생각이야.”
"아마 조만간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온은서는 귀국을 언급하자 마음이 설레었다.
그 동안 그는 매우 열심히 일했고, 업무에서 얻은 성과도 뛰어났다. 아마 그는 예상보다 더 빨리 닥터 로스와 함께 귀국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즉시 차수현의 어머니를 수술할 수 있다. 그리고, 그는 그녀에게 청혼할 것이다.
"그럼 너는 그곳에서 안전에 주의하거라. 돌아올 때 나한테 알려주고. 내가 전용기를 보내서 너를 데려오도록 할게."
온은수는 몇 마디 당부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온은서는 삼촌이 자신을 적대시하지 않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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