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3화
은수의 말투는 비천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수현은 상관하지 않고 오히려 그녀는 차갑게 웃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온은수 씨. 당신을 귀찮게 하고 싶지 않네요. 내 인생은 당신을 만난 그 순간부터 행운이란 건 없었어요. 난 당신이 도와줄 필요가 없어요. 그저 나에게서 좀 멀리 떨어져 있었으면 좋겠어요. 될수록 멀리요. 그리고 영원히 내 앞에 나타나지 마요. 그게 바로 나를 도와주는 거예요."
수현은 매섭게 말한 뒤 바로 전화를 끊었다.
그녀는 찬 공기를 몇 모금 깊게 들이마시며 애써 자신을 진정시켰다.
매번 은수와 마주칠 때마다 그녀는 항상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폭발했다.
그러나 유담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으니 그녀는 이 녀석한테 그 어떤 이상한 점이라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수현은 몰랐지만, 유담은 벌써 문 앞에 엎드려 그녀가 한 말을 모두 들었다.
수현이 전화를 끊자 유담은 즉시 살금살금 침대로 돌아와 동화책 보는 척했다.
다만 그의 작은 머리는 미친 듯이 돌아가고 있었다. 엄마와 전화한 그 사람은 절대 일반 사람이 아니었다.
수현은 줄곧 성격이 매우 좋고 또 매사에 무척 여유로워서 유담은 그녀가 한 사람을 향해 이렇게 큰 화를 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그는 속으로 대담하게 추측했다. 설마, 이 사람이 바로 자신의 그 무책임한 아빠는 아니겠지?
안 그러면 엄마는 왜 이렇게 화가 났을까? 그를 만난 이후로 좋은 일이 없다고까지 말했으니.
생각을 하던 중 수현이 돌아왔다. 그녀는 유담이 책을 들고 멍하니 있는 것을 보고 손을 내밀어 녀석의 눈앞에서 흔들었다.
"왜 그래, 유담아, 무슨 생각 하고 있어?"
"아, 아니에요, 나 좀 피곤해요. 엄마, 우리 이제 자요."
수현도 마침 이야기를 계속할 기분이 없어 고개를 끄덕이며 누웠다.
유담은 한쪽에 가만히 누워 있었지만 눈을 크게 떴다. 잠시 후 수현의 호흡이 서서히 안정되는 소리를 듣고서야 그는 조심스럽게 일어났다.
유담은 수현의 휴대전화를 잽싸게 열고는 방금 그 번호를 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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