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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3화

수현은 마을에서 해야 할 일을 모두 똑똑히 설명했고 이번에 은수의 방해가 없어 모든 일은 아주 순조로웠다. 끝난 후, 수현은 또 자신의 연락처를 남기며 정기적으로 돈을 입금할 테니 그들더러 해마다 한 번씩 와서 유지 보수하라고 한 다음에야 안심하고 떠났다. 차에 앉자 수현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이곳은 시골이라서 비록 도시처럼 번화하지는 않지만 푸른 나무에 에워싼 풍경도 다른 정취가 있었다. 수현은 먼 산과 꽃, 그리고 나무를 보면서 마음이 서서히 차분해졌다. 그러나 이때, 귀를 찌르는 휴대전화 벨 소리가 울려 고요함을 깨뜨렸다. 회사 쪽에서 온 전화인 것을 보고 그녀는 즉시 받았다. "차수현 씨죠? 여긴 회사 인사부인데, 지금 곧바로 회사로 와요." 수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가 회사에 가서 보도할 때 분명 처리해야 할 일이 있어 3일 뒤 정상적으로 출근할 수 있다고 말했고 그들도 승낙했다. 근데 왜 또 그녀더러 출근하라는 것일까? 그러나 수현은 지금 어차피 할 일도 없었으니 회사에 가봐도 되었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요, 알았어요." 수현은 회사에 도착한 후 바로 한 회의실로 불려갔고, 프런트는 인사부가 회의를 마치면 다시 그녀의 일을 배치하겠다고 말했다. 수현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이렇게 기다리게 할 거면 왜 굳이 그녀더러 빨리 달려오라고 말했을까? 그러나 그녀는 금방 여기에 왔기에 다른 사람들이 그녀가 성질을 부리는 사람으로 생각하게 하지 않으려고 꾹 참고 기다렸다. 뜻밖에도 이 회의실 안의 한 사무실에서 한문설은 수현을 주시하며 위아래로 훑어보고 있었다. 믿을 수 없는 남편이 있기 때문에 한문설은 회사에 나타난 낯선 젊은 여자에 대해 지나칠 정도로 경계심이 넘쳤다. 더군다나 오늘 예린이 특별히 그녀에게 수현은 자신의 동료였는데 줄곧 남자를 꼬시길 좋아했고, 그때도 혼란한 남녀관계 때문에 출국했다고 그녀더러 절대로 조심해야 한다고 알려 주었다. 이런 편견이 생긴 이상, 한문설은 수현이 눈에 거슬렸다. 비록 수현의 옷차림은 보수적이었지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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