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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은수는 병원에서 나온 뒤 바로 떠나지 않았고 그냥 차에 앉아 담배를 피웠다. 연기가 피어오르자 남자는 넋을 잃고 그것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 듯했고, 결국 그의 손가락이 다 탄 담배에 데이고서야 그는 정신을 차렸다. 은수는 고개를 숙여 그 담배꽁초를 던져버렸다. 빨갛게 데인 손가락을 보며 은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의 수현은 마치 그 담배와도 같았다. 손에 꼭 쥐여 있으면 이렇게 자신에게 상처만 남길 것을 알면서도 그는 여전히 손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 은수는 입가에 아이러니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방금 수현의 멍청한 일편단심을 비꼬았는데, 지금 보면 그도 그녀와 마찬가지인 것 같았다. 은수가 미처 깊이 생각하기도 전, 핸드폰 벨소리가 울리며 그의 사색을 끊어버렸다. 본가의 전화인 것을 보고 그는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지?” “셋째 도련님, 어르신께서 오늘 집에 돌아오시자마자 안색이 별로 좋지 않으셨습니다. 방금 제가 방에 가서 식사하시라고 불렀을 때, 글쎄 어르신께서 기절하셨습니다. 지금 어르신은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있으십니다.” “뭐?” 은수는 비록 어르신이 이런 수단으로 자신과 수현을 갈라놓은 일에 대해 원망이 있었지만 그도 이런 상황을 무시할 수가 없었다. “병원 주소 말해. 당신들은 그곳에서 아버지 잘 지켜보고. 난 곧 도착할 거야.” “예.” 은수도 이때 다른 생각을 할 기분이 없어 바로 차를 몰고 어르신이 계신 병원으로 갔다. 은수의 차는 쏜살같이 달리며 인차 어르신이 입원한 병원에 도착했다. 그는 얼른 밖에서 지키고 있는 늙은 집사를 찾아갔다. "아버지의 상태는 어떠셔?” 집사가 대답하려 할 때, 의사는 어르신을 밀고 응급실에서 나왔다. "어르신한테 큰 문제가 없습니다. 다만 너무 격동하셔서 혈압이 높아지시는 바람에 혼수상태에 빠졌습니다. 이제부터 어르신의 감정이 평온하도록 많이 돌보고 동반하면 금방 퇴원하실 수 있습니다.” 은수는 이 말을 듣고 병상에 누워 있는 노인을 힐끗 보았다.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은수는 어르신이 며칠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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