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67화
이은설의 말에 차수현은 곧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안 갈 필요 있나요, 난 아무런 의견이 없으니까 은설 씨 편한대로 해요.”
이은설은 차수현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조금도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이 여자는 이렇게 위선적이었는데, 마음속으로 아무리 불편하더라도 겉으론 자신이 계속 온은수의 비서로 일하는 것을 지지할 것이다.
이은설은 기분이 무척 좋았다. 전에 그녀는 온은수가 차수현에 대한 무한한 관심을 지켜보면서 자신은 오히려 여러 번 무시당했다. 그 느낌은 정말 괴로웠는데 지금은 마침내 이 고통을 이 여자에게 전부 돌려줄 기회가 생겼다.
자신의 남자가, 입으로는 인정하기 싫지만 자신이 여전히 신경 쓰는 남자가 다른 여자와 하루 종일 다정하게 지내는 것을 들으면 그 기분도 분명히 괴롭겠지…….
“그럼, 나 열심히 일해서 수현 씨의 이 마음을 저버리지 않을 게요.”
“네, 힘내요. 난 은설 씨가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요.”
차수현도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고, 마음이 뒤숭숭해져서 황급히 일어섰다.
“내 정신 좀 봐, 국을 끓이고 있었는데, 타겠다.”
그녀의 약간 낭패한 뒷모습을 보고, 이은설은 티 내지 않게 웃음을 지었고, 그 미소는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
그날 이후, 이은설은 온은수의 개인 비서가 되었다.
온은수는 확실히 그때 말한 것처럼 아주 진지하게 그녀에게 일을 가르쳤고 이은설도 아주 빨리 배웠다. 게다가 그녀는 ‘마음씨가 좋아서’ 다른 사람들에게 눈치를 주지 않고 오히려 수시로 그들을 도와 그들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스스로 도맡았다.
그렇게 회사 사람들도 이은설이라는 비서의 존재를 인정했고 모두 그녀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은설이 이렇게 하는 것도 자연히 그녀의 의도가 있었다. 그녀는 지금 이 자리를 어렵게 얻었으니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겨야 했다. 게다가 데이먼 쪽도 때때로 그녀에게 회사 내부 정보를 폭로하라고 재촉했다.
전에 이은설은 이미 한 번 당했는데, 그녀는 자신만 알고 있는 정보를 유은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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