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장
다만 그녀는 미처 손이 닿지 못했다. 정라엘이 재빨리 그 사진을 박스에 넣었으니까.
“그냥 저 어릴 때 사진이에요. 너무 못 생기게 나와서 보여드리기 그렇네요.”
황현숙은 손을 거둬들이며 그녀에게 되물었다.
“우리 라엘이가 못생겼던 적이 있었나?”
옆에 있던 집사 박순재가 답했다.
“그럴 리가요.”
두 사람의 따뜻한 위로를 들으며 정라엘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전복죽을 한 입 먹었다.
이때 가정부의 목소리가 또다시 울려 퍼졌다.
“도련님.”
정라엘이 머리를 들자 강기준이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황현숙은 웃으며 그를 반겼다.
“기준이 왔어?”
강기준은 정장 외투를 벗어서 가정부에게 준 후 긴 다리를 내뻗으며 거실로 들어왔다.
문득 정라엘은 전복죽에 또 다른 약재를 섞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할머니, 죽에 뭐 넣었어요? 맛이 왜 이렇게 이상하지?”
“눈치챘네, 라엘이? 내가 사람 시켜서 임신을 돕는 약재를 좀 넣었거든.”
‘임신을 돕는다고?!’
정라엘은 전복죽을 바라보며 표정이 굳어버렸다.
“...”
아직 강기준과 관계를 가진 적도 없는데 아무리 약을 먹는다고 해도 임신할 리가 있을까?
“할머니!”
황현숙은 그녀의 손을 꼭 잡아줬다.
“너랑 기준이도 슬슬 애 가질 때가 됐어. 이 할미는 죽기 전에 증손주를 안아본다면 이번 생은 여한이 없겠어.”
기대 어린 애절한 그 눈빛에 정라엘은 속으로 외쳤다.
‘그럼 제가 할머니를 실망시켜드렸네요.’
이때 강기준이 그녀 옆에 앉아서 대뜸 어깨를 감싸 안았다.
“할머니, 라엘이가 아직 어리니 애 준비는 서두를 것 없어요.”
정라엘은 잘생긴 남자의 얼굴을 바라보며 생각에 빠졌다.
‘그래서 지금 나한테 책임을 돌리는 거야?’
“할머니, 사실 저도 아기가 무척 갖고 싶어요.”
강기준은 역시나 그녀의 대답을 예상하지 못한 듯 고개를 숙이고 물끄러미 쳐다봤다.
“그래?!’
이때 정라엘이 두 눈을 반짝이며 그를 쳐다봤다.
“근데 기준 씨가 요즘 줄곧 일 때문에 바빠서 밤마다 대충 보내기가 일쑤예요.”
‘뭐? 뭐라고?! 내가 밤마다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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