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장
정라엘이 욕실에서 나왔을 때 강기준은 이미 떠나고 없었다. 아마 정아름의 전화 한 통에 가버린 듯싶었다. 그녀는 저 자신을 비웃듯 입꼬리를 씩 올렸다.
이때 휴대폰이 울렸는데 이정아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
전화를 받자마자 이정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라엘아, 아름이가 오늘 집에 친구들 몇 명 데려온다고 하던데 너도 와서 함께 놀아.”
그녀가 이런 선심을 쓸 리가 있을까?
다만 정라엘은 곧바로 대답했다.
“네, 지금 바로 갈게요.”
소식을 접한 서다은이 재빨리 달려왔다.
“라엘아, 난 왜 너희 엄마 말을 못 믿겠지? 그 짐승만도 못한 안재민이 출소한 마당에 너 진짜 집으로 돌아갈 거야?”
한편 정라엘은 아주 담담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답했다.
“뭐 하나 확인할 게 있거든.”
서다은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아 그녀와 함께 정씨 저택으로 돌아갔다.
그 시각 정씨 저택은 아주 떠들썩한 분위기였다. 정아름이 초대한 친구들이 다 왔는데 고승호와 몇몇 재벌 2세들이었다.
고승호는 정라엘을 보더니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라엘 씨도 왔네요?”
이에 정아름이 웃으며 말했다.
“승호 씨, 라엘 언니 내가 불렀어요.”
“형수님, 왜 그랬어요? 우린 이런 사람이랑 같이 놀기 싫단 말이에요.”
고승호는 대놓고 정라엘에게 핀잔을 줬다.
다만 정라엘은 전혀 화내지 않고 이 남자를 빤히 쳐다보며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을 지었다.
“나도 이딴 하자랑 놀기 싫거든.”
“...”
고승호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내가 하자라니? 아니거든! 난 명색이 고수야!’
그는 문득 저번 게임에서 처절하게 패배하고 굴욕을 당한 일이 떠올랐다.
“이봐요, 그쪽 나랑 게임 한 판 더 할래요?”
고승호는 반드시 정라엘을 이겨서 본인 실력을 증명하고 싶었다.
하지만 정라엘이 눈썹을 치키며 답했다.
“아뇨, 그럴 시간 없어요.”
“야, 너!”
고승호는 울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옆에 있던 서다은이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고승호 이 녀석은 강기준을 무서워하는 것 말곤 아마 정라엘한테만 굴욕을 당했을 것이다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