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장
정라엘은 옷깃을 정리하면서 뒤돌아 강기준을 쳐다보았다.
강기준은 핸드폰이 울리든 말든 보지도, 받지도 않았다.
정아름의 전화를 안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강기준은 일어서서 정장을 벗었다.
흰 셔츠 뒤가 피에 물들어져 있길래 할머니가 채찍을 휘두르던 장면이 떠올랐다.
피부가 갈라졌는데 맷집이 좋아서 그런지 그 자리에서 아픈 티를 내지 않았다.
이런 상처는 소독하지 않으면 감염되기 쉬웠다.
“구급상자를 가져와서 소독해 줄게.”
강기준이 뒤돌아보더니 피식 웃었다.
“나랑 말하기 싫은 거 아니었어?”
정라엘이 허리 굽혀 구급상자를 꺼내면서 말했다.
“난 할머니가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싶지 않아.”
정라엘이 침대에 앉아있는 강기준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셔츠 벗어.”
강기준은 고분고분 셔츠를 벗어 상체를 드러냈다.
다부진 몸매의 강기준은 헬스장에서 일부러 만들어 낸 울퉁불퉁한 근육 대신 적당한 식스팩을 가지고 있었다.
검은색 벨트 위로 은은히 치골 라인이 보이기도 했다.
정라엘의 얼굴은 순간 빨개지고 말았다.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고 있을 때, 갑자기 강기준의 중저음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제 공평한 거지?”
정라엘은 멍한 표정이었다.
“뭐가 공평하다는 거야?”
“나도 너의 속살을 보고, 너도 내 속살을 봤잖아.”
“난 보지 않았어!”
“그러면 얼굴은 왜 빨개졌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소독해 준다고 말하지 말걸.’
장라엘은 소독약으로 그의 상처를 소독해 주기 시작했다. 어찌나 세게 때렸는지 가죽이 벗겨서 속살이 보일 정도로 소름 끼쳤다.
오랜 시간 동안 상처를 처리하지 않아 감염된 것 같았다.
정라엘은 아플까 봐 최대한 부드럽게 만졌다.
이때 강기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에 아름이가 저지른 일, 내가 대신해서 사과할게.”
정라엘은 멈칫하고 말았다.
‘아름이를 대신해 사과한다고? 정말 아름이를 자기 사람이라고 생각하나 보네.’
“계속 이렇게 대신 뒷수습하고 다녔던 거야? 할머니한테까지 손을 뻗었는데 다음에는 어떤 짓을 저지를 줄 알고. 기준 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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