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장
그 순간 정라엘은 강기준의 아래에 누워 있었다.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이 침대 위로 찬란하게 흩어져 있었다.
이곳은 황현숙이 직접 꾸민 신혼방이었다.
침대 시트는 강렬한 붉은색이었고 그 색이 그녀의 희고 매끄러운 피부를 더욱 빛나게 해 약간의 관능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만약 라엘이가 이렇게 다른 남자의 아래에 누워 있다면...’
강기준은 주먹을 꽉 쥐었다.
설명하고 싶었다. 그녀에게 약을 보낸 것은 맞지만 남자를 보낸 적은 없다고.
그러나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끝내 나오지 않았다.
정라엘은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비켜.”
그녀는 그에게 비키라고 했다.
그럼에도 강기준이 움직이지 않자 정라엘은 몸부림치기 시작했다.
어젯밤 그가 정아름을 서원 별장으로 데려간 것을 떠올리기만 해도 더 이상 그와 어떠한 신체 접촉도 하고 싶지 않았다.
“비켜! 어젯밤 정아름이랑 잤으면서 씻고는 왔어?”
강기준은 침묵했다.
그는 정라엘의 두 손목을 붙잡아 침대에 누르고는 차갑게 경고했다.
“정라엘, 함부로 움직이지 마!”
하지만 강기준의 말을 들을 리 없었던 정라엘은 오히려 더 격렬하게 몸부림쳤다.
지금 강기준은 그녀를 완전히 눌러 놓은 상태였다.
그는 어젯밤 그녀가 유혹하며 자신의 품에 안겨 키스하던 모습을 떠올렸다.
그 순간들이 아직도 생생했다.
이내 억제할 수 없는 열기가 솟구쳤고 그의 눈가엔 본능적인 욕망의 기운이 스쳤다.
정라엘은 이를 금세 느끼고 움직임을 멈췄다.
그녀는 촉촉한 눈으로 그를 놀란 듯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 지금 혹시...”
강기준은 속으로 저주를 퍼부으며 그녀를 풀어주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니야!”
정라엘도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근데...”
강기준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며 비꼬듯 말했다.
“정라엘, 이렇게 화내는 이유가 어젯밤 내가 정아름과 시간을 보내고 네 곁에 남지 않았기 때문 아니야? 설마 내가 너를 건드릴 거라고 생각했어?”
모욕적인 강기준의 말에 정라엘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조금 전의 그 느낌은 그녀의 착각이었다.
‘기준 씨가 나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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