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4장
강기준의 시선이 정라엘의 침대로 향했다.
이불과 베개는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지만 방금 샤워를 마친 탓인지 하얀색 나시가 침대 위에 놓여 있었다.
그는 그것을 스치듯 보고는 곧바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뒤쪽에 서 있는 정라엘을 바라봤다.
그녀는 해명하려고 입을 열었다.
“오늘 내가 왜 주진우를 때렸냐면...”
“정라엘, 난 널 서진 대학교에서 의학을 배우라고 보낸 거야. 그런데 너 뭐 하는 짓이야? 수업 시간엔 잠만 자고 쉬는 시간엔 싸움질이나 해? 아름이처럼 뛰어날 필요는 없어. 하지만 문제는 일으키지 말아야지.”
“지금 주씨 가문에서 널 학교에서 내쫓으라고 난리를 치고 있어. 나는 네 뒤치다꺼리를 해줄 한가한 사람이 아니야!”
그는 지금까지 억누르고 있던 분노를 한꺼번에 폭발시켰고 정라엘은 그의 날 선 질책을 가만히 들었다.
“...”
강기준은 애초에 그녀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었다.
그에게 있어서 정라엘은 그저 늘 문제만 일으키는 골칫덩이였다.
그리고 그가 사랑하는 사람은 정아름이었다.
어젯밤 그는 정아름과 함께 클럽에서 카드 게임을 하며 웃고 떠들었고 그녀가 건넨 포도와 술을 기꺼이 받아 먹었다.
하지만 그에게 있어서 정라엘은 그저 귀찮고 짜증 나는 존재일 뿐이었다.
강기준은 정아름을 좋아하고 정라엘을 싫어했다.
정라엘은 맑고 싶은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았다.
“기준 씨, 미안해. 나 때문에 괜히 시간 낭비했네.”
강기준은 멈칫했다.
정라엘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나도 교학처장님이 기준 씨한테 전화할 줄은 몰랐어. 내가 나중에 처장님께 다시 말씀드릴게. 기준 씨는 내 보호자가 아니라고. 그러니까 이제부턴 내 일에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그리고 그녀는 돌아서서 문을 열었다.
“이제 가도 돼.”
그러나 강기준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그녀의 가녀린 손목을 단단히 붙잡았다.
“정라엘, 그게 지금 무슨 태도야?”
정라엘은 그의 손을 뿌리치려 애를 썼지만 실패했다.
하지만 강기준은 손에 힘을 주면서 뒷걸음질 치다가 침대에 걸려 넘어졌다.
그리고 순식간에 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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