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장
정라엘은 배소윤을 데리고 곧장 여자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녀는 가방에서 휴대폰을 꺼내 조금 전 임경원이 보낸 음성 메시지를 확인하고는 바로 짧은 답장을 보냈다.
[경원 학생, 힘내요.]
책상 위에 쌓인 서류를 검토하고 있던 임경원은 답장을 확인하자마자 입꼬리를 올렸다.
‘경원 학생’, 이 호칭이 어찌나 친근한지 그는 곧장 다시 음성 메시지로 답을 남겼다.
[네, 교수님. 힘을 내서 열심히 하겠습니다!]
정라엘은 휴대폰을 다시 가방에 넣었고 배소윤이 그녀의 팔을 붙잡고 말했다.
“라엘아, 우리 이제 나가자.”
그런데 두 사람이 화장실을 나서려는 순간 화장실 문이 다시 열리더니 두 여자가 들어왔다.
정아름과 강채연이었다.
우연인지 혹은 누군가 일부러 만든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네 사람의 시선이 정확히 부딪쳤다.
정아름은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었다.
“언니, 여기서 뭐 해? 기준 씨가 언니를 집에서 쫓아냈다며? 이제 서진대 기숙사에서 지낸다고 들었어.”
그녀의 말투에 노골적인 조롱과 승리감이 묻어 있었다.
계획대로 강기준의 곁에서 정라엘을 완전히 밀어냈다고 확신하는 듯했다.
하지만 정라엘은 전혀 화를 내지 않았고 오히려 가늘고 길게 정돈된 눈썹을 살짝 들어 올리더니 씁쓸하면서도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아름아, ‘접대녀’ 주제에 이렇게 신난 사람은 처음 봐.”
“뭐, 뭐?”
정아름이 순간 말을 더듬었다.
‘접대녀’, 이 단어가 그녀의 신경을 정확히 건드렸다.
정라엘은 웃었다.
“아닌가? 내가 누웠던 침대, 나와 잤던 남자. 그 모든 걸 네가 그대로 받았잖아. 이렇게 필사적으로 내 자리를 대신 차지하려고... 넌 진짜 깨끗함이랑은 거리가 멀어.”
“...”
정아름의 얼굴이 단숨에 핏기 없이 창백해졌다.
‘나와 잤던 남자?’
‘필사적으로 대신 차지하려 한다고?’
단어 하나하나가 칼처럼 날카롭게 그녀의 자존심을 찔렀다.
그때 배소윤이 한마디 거들었다.
“라엘아, 이 사람이 바로 그 ‘불륜녀’ 맞지?”
‘불륜녀’라는 단어를 듣고 정아름은 배소윤을 향해 눈을 번뜩였다.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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