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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9장 불길한 예감

조민환의 말에 난 한참 침묵을 유지했다. 안민혁은 지금 자신의 할아버지와 외할아버지의 돈을 챙겨 도망을 가라고 말하고 있었다. 난 안민혁이 대체 무슨 생각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조민환도 나와 마찬가지로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사실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닙니다. 현재 상황은 안 대표님이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거든요.” “희주 씨 건강이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으니 여기에서 버티지 말고 돈만 챙겨 가시라는 겁니다.” 난 입술을 꽉 깨물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했다. 조민환은 정말 안민혁의 변호사가 맞는 걸까? 어떻게 나더러 안민혁의 돈을 챙겨 떠나라는 말을 할 수가 있는 거지? 동하린은 운전하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로아 씨, 저도 에덴국으로 같이 데리고 가주시면 안 돼요? 저 영어도 꽤 잘해요.” 난 미소를 지을 뿐 대답을 하지 않았다. 안민혁은 강한 사람이니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 않을 거라 말하고 싶었지만, 오른쪽 눈꺼풀이 자꾸 떨려와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회사로 돌아왔을 때, 난 불길한 예감이 뭘 의미하는지 알 수 있었다. 모든 부서의 담당자가 내 사무실로 찾아왔다. 과거 임시 대표직을 맡았을 때에는 난 명분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명분조차 없었다. 북적거리는 사람들 사이로 유선영을 발견했을 때 난 모든 게 이해가 갔다. 유선영은 그동안 회사 사람들을 야금야금 자신의 편으로 돌리고 있었다. 실력이 없으니 관계 정리라도 한 모양이었다. 유선영이 미래 안후 그룹의 안주인이 되고, 사모님이 될 예정이니 다들 유선영에게 굽신거리고 아부를 했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돌아오자 다들 좋은 구경이라도 생겼다는 얼굴이었다. 그리고 안민혁에 대한 상황도 많이 궁금해했다. “로아 씨, 아니... 희주 씨, 안 대표님은 언제 돌아오실 수 있나요? 정말 살인한 건 아니죠?” “그러니까요. 처음엔 간단한 수사라고 하더니 왜 돌아오지 못하는 건가요?” “안씨 가문이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낳았다던데 안 대표님이 안씨 가문의 아이가 아닐 가능성은 있을까요? 그때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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