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61장 대신
난 강유정이 이런 반응을 보일 거라 예상하지 못해 어리둥절해했다.
강유정은 이런 나를 밀어내며 말했다.
“이 차림으로 안씨 가문에 갈 거야?”
“민혁 씨 부모님이 계실지도 모르잖아. 앞으로 어떻게 될 진 몰라도 그래도 좋은 첫인상 남겨야지.”
난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강유정은 안민혁 부모님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주기 위해 어른들이 좋아할 법한 원피스로 직접 골라주기도 했다.
몇 달 사이에 머리도 꽤 자라 단발이 된 나는 거울 속 자신이 꽤 마음에 들었다.
강유정은 내게 메이크업해 주며 잔소리를 늘여놨다.
“네 형부랑 분석해 봤는데 안씨 가문은 그렇게 좋은 가문이 아닌 것 같아. 돈 좀 가진 것 외엔 별거 없잖아.”
“그리고 돈이라면 우리도 뒤지지 않아. 너 진욱 씨랑 이혼하고 위자료 얼마나 받았어? 우리도 안 꿀리니까 기죽지 말고.”
“그 사람들이 너한테 도움을 요청한다면 돈은 꼭 챙겨. 너 지금 네 건강을 담보로 돕는 거라는 거 잊지 말고.”
강유정은 한참 잔소리했고 그 옆에 있던 소여름은 잔소리에 꾸벅꾸벅 잠이 들어버렸다.
난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표정을 지었다. 행여나 반박하면 강유정이 화낼까 봐 말도 쉽게 꺼내지 못했다.
안석민이 우리 집 아래에 도착했을 때 난 이미 단장을 마친 뒤였다.
강유정은 두 경호원을 시켜 내 뒤를 따르게 했고 아래층으로 함께 내려오지는 않았다.
그래도 난 창가에서 몰래 지켜보는 시선이 느꼈다.
강유정의 걱정처럼 나도 마음이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방금 강유정의 말대로 안씨 가문은 그렇게 좋은 가문이 아니었다.
안민혁과 안소연이 좋은 사람이라 해서 가문이 좋은 건 아니었다.
부를 축적하는 동안 나쁜 일도 서슴지 않게 했을 것이고 경영에도 그리 관심을 쏟지 않았다.
가족 내부 세력 다툼과 여러 가지 상황으로 보았을 때, 안씨 가문은 그 안에서부터 썩어가고 있었다.
안민혁이 버티지 않았다면 계속 성장하기는커녕 진작 무너졌을 것이다.
그러니 안민혁이 체포되고 안씨 가문 사람들도 적잖게 당황했다.
안씨 가문 본가로 향하는 내내 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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