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4장 따라하다
고채영은 협력 프로젝트의 디자인 문서를 가지고 왔다. 그리고 두 가문의 수익 비율을 확인했을 때는 마음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이건 바로 배진욱이 내건 조건이었다.
안민혁이 배진욱의 도움을 받으려면 많은 이득을 포기해야만 했다.
“희주야, 민혁 씨가 바보도 아닌데 왜 굳이 이런 계약을 한 걸까?”
“그날 유나 씨랑 선영 씨가 나란히 커피 마시는 걸 봤는데 두 악녀가 손잡은 거 아니야?”
“계속 기분이 찝찝하니까 너도 조심해. 아니면 그냥 유정 언니 집에서 지내는 건 어때? 병원이랑 가깝기도 하고.”
고채영은 걱정이 된다는 얼굴로 날 바라봤고 난 한숨만 내쉬었다.
“내가 지금 이 지경인데 두 사람이 손잡고 뭘 하겠어?”
난 병을 툴툴 털고 일어날 수 없었기에 두 사람이 손을 잡는 건 무의미했다.
정말 두 사람이 나 때문에 결혼할 수 없는 거라는 바보 같은 생각을 하는 건 아니겠지?
유선영은 안민혁을 윽박질러 결혼하려 했다. 부모님을 협박해서 얻어낸 결혼 약속인데 서로 진심일 리가 없었다.
서유나는 배진욱의 뒤만 졸졸 쫓았고 배진욱은 내가 살아있다는 걸 모르는 그 시절에도 서유나에게 절대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 단정 지어 말했었다.
하지만 서유나는 나의 생사가 배진욱의 결정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못했다.
고채영이 입을 삐죽이며 내가 소설 속 불쌍한 여주인공이라 칭하며 각종 악녀가 괴롭히는 시나리오라며 말했다.
난 삐쩍 마른 내 몸을 가리키며 말했다.
“괴롭힘당할 만큼 난 건강하지도 않아.”
“그리고 난 결혼하고 싶은 생각 없어. 혼자도 좋고, 그러는 너도 아직 결혼하지 않았잖아.”
내 말에 고채영이 입을 더 삐죽거렸다.
“그래.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서, 동이 틀 때까지 일하는 내가 언제 연애를 하겠어?”
“내 손 좀 봐. 이러다가 수전증 걸리면 누가 나 좋아해 주겠어?”
난 서유나의 손을 꾹꾹 누르며 말했다.
“차라리 휴가 신청해. 디자인팀에 너 혼자 있는 것도 아니잖아.”
“유나 씨가 디자인팀 먹으려고 작정했으니 그냥 눈치껏 내줘.”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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