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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장 유씨 집안의 핏줄

경찰 쪽에는 더 이상 내가 협조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택시를 타고 본가로 돌아갔다. 배씨 가문에 이렇게 큰 사건이 터졌으니 나는 더 이상 고채영의 집에 머물 수 없었다. 게다가 배진욱은 꾀병을 부리고 있는 중이라 나는 매일 원격으로 회사 상황을 그에게 보고해야만 했다. 저택의 대문을 열자마자 나는 뜻밖의 사람을 보았다. 배형서 가족 외에도 유시은이 거실 소파에 앉아 있었고 도발하듯 나를 향해 턱을 치켜들었다. 그녀는 자랑스럽다는 듯이 무심코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짧은 몇 초 동안 나는 머리가 멈춰버린 듯 어떻게 된 상황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노수영이 소파에 기대 앉아 유시은에게 포도를 건네며 나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알을 낳지 못하는 암탉은 물러나야 한다고 생각해. 시은이가 지금 진욱이의 아이를 가졌으니 신분을 줘야 하지 않겠어?” 배형서도 얼른 맞장구쳤다. “맞아. 배씨 가문의 아이는 사생아가 될 수 없으니 당당하게 가문에 들여야지!” 두 사람이 한 마디씩 주고받고 배진수는 옆에서 조용히 차를 마시고 있었지만 눈길은 계속해서 나를 향하고 있었다. 배성후는 냉담한 표정으로 눈앞의 몇 사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배진욱이 일어나 내 손을 잡고 무언가 설명하려고 했지만 배형서가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진욱아, 너는 우리 가문의 외동아들이야. 자손이 끊기면 안 돼!” “만약 지금이 조선 시대라면 3년 동안 아이를 가지지 못 한 강희주는 버림받아도 싸!” 그 한마디에 배진욱은 그대로 얼어붙다가 화가 나서 돌아보며 말했다. “지금은 조선 시대가 아니에요! 우리 집안 일은 그쪽과 상관없어요!” 나는 고개를 돌리며 그의 손을 살짝 밀어냈다. 배진욱의의 설명 따위 듣고 싶지 않았다. 나는 웃으며 다가가서 구석에 앉았다. “방금 경찰서에서 돌아왔는데 경찰이 유시은 씨를 찾는 것 같았어요.” 유시은은 노수영 쪽으로 움츠러들었고 노수영은 즉시 언짢은 듯 말했다. “강희주, 그게 무슨 뜻이니? 설마 배씨 가문의 아이가 감옥에서 태어나길 바라는 거야? 넌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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