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6장 통과
“그래서 넌 그게 안씨 가문 사람이라 생각하느냐?”
안정재의 목소리는 기복이 없었지만 화를 참고 있는 게 느껴졌다.
그래서 고개를 들어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습니다.”
“허, 정말 대담하구나. 그래, 넌 누구라고 짐작하느냐?”
안정재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으나 크게 싫어하는 내색은 아니었다.
그래서 난 용기를 내어 말을 이었다.
“어르신이 편찮으실 때 골수 이식이 필요하다면 당연히 혈연관계를 가진 가족에게 연락이 가기 마련인데 누구도 소연이에게 연락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어르신이 민혁 씨를 비롯한 사람들을 가둬 둔 것 같은데 이건 일종의 보호로 보입니다.”
“유씨 가문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런 일은 유씨 가문이 아닌 안씨 가문만이 할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난 말을 마치고 자세를 바로 앉으며 안정재를 바라봤다.
안정재는 배성후와는 달리 몸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그리고 수술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인지 잠시 대화를 나눈 것만으로도 피곤해 보였다.
“희주 너는 참 똑똑한 아이이지. 우리 민혁이가 사람 보는 눈은 좋아. 그런데 네 몸은...”
“이건 그 후에 차차 말할 일이고 지금 네가 무슨 일을 해줘야 할지 잘 알고 있지?”
“민혁이가 만약 영영 깨어나지 못한다면 난 후계자를 다른 사람으로 골라야만 해. 민혁이가 깨어나 준다면 네가 회사를 관리하고 후계자도 바꾸지 않을 것이야. 알겠느냐?”
그 말을 들은 나는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안정재가 안민혁에게 완전히 등을 돌린 게 아닌 것만으로도 안심이었다.
“안씨 가문은 늘 불안정하고 내 건강도 보다시피 좋은 편이 아니야. 민혁의 외할아버지보다 못한 상황이지.”
“내가 만약 민혁이를 과하게 감싸고 돈다면 되려 민혁이에게 해가 갈 거야. 물이 흐려지면 누가 적인 지도 보이지 않게 될 테니 말이지.”
안정재는 차를 한 모금 마셨고 겨우 숨을 돌렸다.
난 빠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제가 꼭 그 사람을 찾아내겠습니다.”
“그리고 민혁 씨는 꼭 일어날 겁니다.”
“그러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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