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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4장 그렇게 날 떠나고 싶어?

디오와 직원들이 축하 파티에 초대하고 싶다는데 완곡히 거절했다. 문정우는 떠나면서 회사 계정과 노트북을 나한테 남겨두었다. 그 안에는 내가 호텔 방에서 수정할 수 있게 디자인 방안이 들어있었다. 어느샌가 날이 어두워지고,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지 않았다면 밥 먹는 것도 잊을뻔했다. 배달을 시키고 샤워하고 나니 많이 상쾌해진 기분이었다. 노크 소리가 들려왔을 때, 나는 샤워가운만 입고 있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문 앞으로 걸어가 고개만 내밀었다. “죄송한데 문 앞에 두시면 안 될까요? 민혁 오빠?” 안민혁은 머리카락이 젖은 나의 모습에 미간을 찌푸리더니 바로 방으로 들어와 문을 잠가버렸다. 나는 본능적으로 가슴을 막았다. 안민혁도 의심스러울 정도로 얼굴이 빨개지더니 뒤돌아섰다. “일단 옷 갈아입고 있어. 할 말 있으니까.” 얼굴이 발그레해진 채 욕실로 들어가 거울로 내 몸을 바라보고 있던 나는 복잡미묘한 심정이었다. 사람은 늘 만족할 수 없는 동물이었다. 예전에는 살수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살아남으니 자신이 완벽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의 나는 결혼은 물론, 연애도 하면 안 되었다. 나 자신도 받아들이기 힘든데 다른 사람을 품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문밖에 있는 안민혁을 생각하니 울적한 기분이 들었다. 태어나서부터 자격지심을 느껴본 적 없는데 지금 이순간에는 나 자신이 한없이 작아 보였다. 옷을 갈아입고 감정을 추스른 나는 여전히 마음이 무거운 상태였다. “무슨 할 말 있어?” “왜 지금 샤워하고 그래.” 이 질문에 나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다행히도 이 타이밍에 배달이 도착해 우리 둘 사이의 대화를 끊을 수 있었다. 내가 피자를 주문한 걸 보고 안민혁은 왠지 기분이 안 좋아 보였다. “이런 영양가 없고 열량 높은 음식 먹지 말고...” “가끔 먹는 건 상관없어. 오늘 너무 바빠서 밥도 못 먹어서 그래.” 나는 냉큼 그의 말을 끊었다. 안민혁은 평소에는 말이 없다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 잔소리가 장난 아녔다. “무슨 일 있어? 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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