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5장 자본가
오늘 식사 내내 나는 간담이 서늘했다.
만약 나에게 한 번 더 기회가 주어진다면 아까 절대 아파서 호텔에 돌아가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을 거다.
디오는 내 일에 관심이 있는지 자꾸만 덫을 놨다.
내 이름도 대체 뭔지 자꾸만 물었지만 나는 그저 웃으며 로아라고만 했다. 그러다가 아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식사에 집중하자 디오는 어깨를 으쓱거렸다.
“로아 씨, 이러면 재미없어요. 난 그저 궁금한 것뿐이라고요.”
“디오 씨는 남의 일을 궁금해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요.”
디오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나를 봤다.
“왜죠?”
“안소연의 신분을 묻지도 않고, 공개하지도 않고 심지어 도와줬잖아요. 아닌가요?”
‘내 비밀을 정탐하려고? 나도 할 수 있거든.’
나는 몸을 앞으로 기운 채 작은 소리로 말했다.
“왜 안소연을 도와줬어요? 손효정이 안씨 가문 아가씨가 아니라는 걸 진작 알았을 텐데, 왜 폭로하지 않았죠?”
“안소연 씨가 내 도움이 필요해 보였으니까요.”
디오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주스를 한 모금 마셨다.
“로아 씨가 안씨 가문과 인연이 깊다는 거 알아요. 그집 남매가 로아 씨를 도와주고 있다는 것도 알고요. 그래서 로아 씨랑 친해져서 나중에 안씨 가문 도움받으려고요.”
“아까는 농담이었어요. 하지만 로아 씨에 대해 알고 싶은 건 진심이에요. 우리 이래 봬도 전우잖아요. 아닌가요?”
나는 약간 불확실한 표정으로 디오를 바라봤다.
“안씨 가문 도움으로 가업을 잇겠다는 거예요?”
디오는 눈썹을 추켜올리며 즐거운 표정으로 나를 봤다.
“역시. 안 대표가 다 말했나 보네요. 역시 내 생각이 맞았어. 로아 씨도 같은 편이네요.”
순간 내가 방금 전 한 말이 떠올라, 나는 어색하게 주스를 들이켰다.
역시 똑똑한 사람 앞에서는 입을 다무는 게 상책이었다.
하지만 디오는 이 일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안 대표가 이미 약속했거든요. 내가 로아 씨와 소연 씨를 도와주면 나를 지지해 주겠다고. 나한테 아주 대단한 누나가 있다는 얘기도 들었죠? 뭐 어쩌겠어요, 내가 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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