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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21장 미인계

“생일이라고요?” 나는 본능적으로 한발 물러섰다. “미안해요. 디오 씨 생일인지 몰랐어요. 이렇게 중요한 파티에 제가 가면 안 될 것 같아요.” 디오의 태도는 내게 꽤 의외였다. 솔직히 말해 국내에서는 내가 과탑으로 불렸고 누군가 관심을 보이는 게 이상하진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말라서 뼈만 남은 것 같고 몸매도 볼품없다. 게다가 평소에도 주로 정장 스타일로 입고 다니니 디오가 나에게 무슨 매력을 느낄 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더군다나 나는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스타일과도 거리가 멀다. 그가 나를 생일 파티에 초대했다는 건 혹시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디오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내 생일도 결국은 비즈니스 자리예요. 내 친구들 중에 부동산 사업하는 집안이 얼마나 많은 줄 알아요? 그 사람들과 인사해 보는 게 어때요?” 그는 턱을 들어 방 안의 사람들을 가리켰다. “저 뚱뚱한 친구 보이죠? 저 친구 가문이 최근 몇 개의 땅을 샀어요. 포베크 그룹 들어봤죠? 저 친구가 유일한 상속자예요.” 또 한 번 턱을 들어 빨간색 타이트 드레스를 입은 여자를 가리켰다. “정부 공원 프로젝트는 저 친구 아버지가 승인한 거예요. 인사해 두는 게 좋지 않겠어요?” 디오는 문 앞에서 방 안의 몇 사람을 소개했고 나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만약 이 회사들의 프로젝트를 따낼 수 있다면 정말 대단한 일이 될 것이다. “그래서... 들어갈 건가요?” 그는 눈을 깜빡이며 말했다. “저희 회사 매니저가 그쪽이 정말 대단하다고 하더군요. 전 그쪽이 비즈니스를 맡으면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조금 전 본 사람들과 회사들을 떠올리며 나는 침을 삼켰다. 그리고 가방에서 펜 하나를 꺼내 그에게 건넸다. “생일인지 몰라서 죄송해요. 이 펜을 선물로 드릴게요.” 이 펜은 국내에서 수제 제작한 것으로 몇 년 전 생일에 배진욱이 특별히 두 개를 주문했던 것이다. 항상 가지고 다니던 물건이었고 비록 명품은 아니지만 내놓기에 부족함 없는 선물이었다. 디오는 나를 의아한 듯 한 번 쳐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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