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3장 소란
배진욱의 등장에 내 장례식은 엉망진창이 돼버렸다.
그리고 배진욱이 정말 나에게 조금이나마 마음이 있다고 감동하려는 순간, 기자들이 몰려왔다.
기자들은 바닥에 누워있는 배진욱을 찍고 내 장례식장 사진도 찍었다.
그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누가 봐도 사전에 준비된 것 같았다.
내가 이 라이브 영상을 봤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정말 분해서 다시 살아날 지경이었다.
배진욱과 기자들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하나도 없었다.
나는 지금 당장이라도 돌아가 그들을 단단히 혼내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뻔뻔하기는. 장례식장까지 와서 쇼하다니!”
영상에서 장승희의 목소리가 들려왔고 그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이었다.
정말 배진욱에게 할 말을 잃었다. 내가 죽어서 죄책감 때문에 괴로워하는 줄 알았는데 이마저도 모두 연기였다니.
재연 그룹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건 알고 있다. 배진수는 계속 배진욱에게 태클을 걸었고 두 사람은 기필코 승부를 갈라야 싸움이 끝날 것 같았다. 그리고 지금 배진욱은 매우 불리한 위치에 처해있다.
배성후의 지지가 없으니 이사진들도 강 건너 불구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사진들은 누가 회장이 되는지 관심 없었다. 누구든 그들의 이익을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그만이다.
배진욱이 이번에 쓴 시나리오는 정말 레전드였다.
재벌가의 막장 삼각관계, 불치병에 걸린 여주인공, 그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남주...
거기에 기자가 피와 살을 붙이면 오늘 실검은 또 내 차지가 될 것 같았다.
배진욱은 스토리로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고 여론을 바꾸는 방법을 잘 알고 있었다. 나는 기가 차서 라이브 방송을 꺼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막장 스토리에 비련의 여주인공이 된 게 별로 기분 좋은 일은 아니었다.
배진욱은 내 영정사진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통곡하며 우리가 얼마나 사랑하는 사이였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역겨울 뿐이었다.
“희주야, 이대로 죽으면 안 돼. 돌고 돌아 겨우 다시 만났는데, 이제 행복할 일만 남았는데...”
“우리 사랑했잖아. 근데 왜 나를 버리고 먼저 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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