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1장 같이 해요
배진욱은 한참 동안 아무 말 없이 내 침대 옆에 서 있었다. 그가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 나는 잘 알고 있었다.
내 작업실을 적으면 온 세상에 이 프로젝트가 재연 그룹 디자인팀 작품이 아니라는 걸 알리는 셈이다. 내가 임시로 재연그룹 디자인팀 팀장직을 맡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알만한 사람은 어떻게 된 일인지 다 알 것이다.
배진욱은 절대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고 나도 물러날 생각이 없다.
정말 죽든지 가짜로 죽든지를 막론하고 나는 장승희와 동료들에게 좋은 명성을 남겨줘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내가 없어도 작업실을 잘 꾸려나갈 수 있을 테니까.
한참이 지나고 나서야 배진욱이 가볍게 말했다.
“네가 정 원한다면, 그렇게 해.”
“하지만 나도 조건이 있어.”
나는 눈을 뜨고 무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
배진욱은 절대 밑지는 장사를 할 사람이 아니고 그가 조건을 걸 거라는 걸 나도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나는 가진 게 하나도 없고 조건이라 해봤자 별거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우리 재결합하자.”
배진욱의 입에서 예상했던 말이 나오고 당연하게 나는 아무런 감정 기복도 없었다.
나는 그렇게 그를 쳐다봤고 그도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우리 두 사람 모두 서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결국, 내가 먼저 웃음을 터뜨렸다.
“배진욱, 설마 내가 당신과 재결합 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당신이 내 보호자가 되어서 고분고분 당신 말만 들으라고?”
“배진욱, 당신을 너무 과대평가하지 마. 적당히 해.”
내 두 눈은 비아냥으로 가득 찼고 마음은 이미 완전히 식어버렸다.
아무래도 배진수의 계획을 더 앞당겨야겠다. 내가 배진욱과 함께 돌아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강희주, 너도 잘 알잖아. 넌 거절할 이유가 없어.”
배진욱은 몸을 앞으로 숙이며 천천히 말했다.
“네가 프로젝트 서명을 원하면, 나한테도 뭔가를 줘야 하지 않겠어?”
“재연 그룹과 공동 서명으로 진행해도 좋아.”
이게 내 마지노선이다. 더는 물러날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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