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2장 제발 용서하지 마
살짝 미쳐있는 배진욱을 보며 내 마음은 싸늘하게 식어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완전히 변해버린 배진욱은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
“배진욱 씨. 당신은 정말 미쳤어.”
내가 덤덤한 표정으로 배진욱을 바라보자 배진욱이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그래. 희주야. 나 미쳤어. 진작 미쳤지. 네가 스턴국에 갔을 때부터 미쳤는데 설마 정상이라고 생각한 거야?”
배진욱이 내게로 성큼 다가오더니 내 옷깃을 덥석 잡았다.
“희주야, 그러니까 미친놈은 건드리지 마. 네가 나를 버렸으니까 이제 신경 쓸 가족 따윈 없어. 미친놈은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은 거 알지?”
배진욱의 충혈된 눈동자는 마치 짐승 눈깔과도 같았지만 나는 변함없이 덤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봣다. 나도 이제는 신경 쓸 게 없었기에 두려워할 것도 없었다.
배진욱은 내 옷깃을 놓아주더니 주름진 곳을 탁탁 털어줬다.
“너도 알지? 스턴국 프로젝트가 내게 얼마나 중요한지. 내가 회사를 물려받지 못하게 문정우와 안민혁이 막으면 뭐 해. 내가 동의하면 끝나는 건데.”
배진욱은 가방에서 서류 한 장을 꺼내더니 이렇게 말했다.
“사인하면 재연 그룹으로 다시 들어갈 수 있어. 나와 재결합하면 재연 그룹 사모님이자 재연 그룹 설계 총감이니까.”
배진욱이 그럴싸한 말들로 매혹하며 펜을 내 손에 욱여넣었다.
“희주야, 앞으로 재연 그룹은 우리 거야. 그 누구도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어. 앞으로 이 프로젝트도 다 네가 관리하게 될 거라 지금과 별반 다를 바는 없을 거야. 사인만 하면 강유정 씨도 괴롭히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그래야 너도 차분하게 결혼식 준비를 할 수 있지 않겠어?”
나는 가볍게 웃으며 펜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배진욱 씨, 하는 말이 어쩌면 그렇게 하나같이 역겨울 수가 있어? 내가 쓰러져 있을 때 억지로 내 손을 가져다 찍은 지장이니 법적 효력이 생기지 않는 거 알고 있지?”
나는 약간은 참담한 표정으로 배진욱이 이렇게 변한 것에 감탄했지만 배진욱은 아랑곳하지 않고 어깨를 으쓱거렸다.
“중요하지 않아. 네가 찍은 지장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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