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0장 제 아내가 건강해지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언니, 이건 쉽게 처리할 문제가 아니에요. 함부로 움직이지 마요.”
나는 답답함에 숨이 막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배진욱은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가 이런 행동을 한 건 분명 심사숙고를 거친 결과일 것이다. 특히 강씨 가문과 관련된 변수들까지 모두 고려했을 것이다.
“그래도 배진욱을 그냥 두면 안 되잖아? 너도 들었지, 그놈이 한 말?”
“희주야, 이 일은 나한테 맡겨. 내가 반드시...”
강유정의 감정이 격해지려는 순간 나는 급히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
“언니, 내가 처리할게요.”
“배진욱이 이렇게 한 번으로 끝낼 리 없어요. 언니 회사는 이제 막 자리를 잡았잖아요. 괜히 섣불리 움직이지 마요.”
“배진욱은 분명 나를 다시 찾아올 거예요. 그때 내가 알아서 해결할게요. 믿어 줘요.”
나는 간신히 힘을 내서 일어섰지만 마음은 한없이 무거웠다.
유정 언니는 뒤에서 계속 나를 부르고 있었지만 나는 그녀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리지 않았다.
나는 바로 화장실로 들어갔다. 마음을 안정시킬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배진욱의 말이 자꾸만 머릿속을 맴돌아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그가 이미 재혼을 공식 발표했다. 그다음은 뭘까?
강제로 나와의 재혼을 추진하려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그저 쇼를 하겠다는 거겠지.
생각해 보니 내가 떠난 이후 회사는 내가 담당했던 프로젝트들의 계약을 못 따낸 것 같았다.
그게 아니면 배성후가 직접 날 찾을 리가 없다. 이것이 그들의 첫 번째 수였던 것이다.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를 물수록 머리가 더 아파졌다.
모든 게 예측 가능해 보이지만 나는 이미 어떤 행동도 취할 수 없는 상태였다.
나는 벽에 기대 천천히 미끄러져 내려갔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인 것은 유정 언니의 초조한 얼굴이었다.
나는 괜찮다고, 그냥 조금 피곤할 뿐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한 마디도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나는 이번에는 완전히 기절하지는 않았고 희미하게나마 의식은 있었다.
그렇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었고 의식을 유지하려고 애를 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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