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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6장 앞을 보고 살아야 하니까

안민혁이 담배를 피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집은 항상 깨끗했고 담배 냄새도 없었기에 안민혁이 담배 피울 줄 안다는 건 나도 오늘 처음 알았다. 바람에 날려온 담배 냄새에 내가 기침을 짓자, 그는 바로 담배를 끄고 차 안에 던져넣었다. “미안. 나도 자주 피지는 않아.” 난 괜찮다고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어주었다. 그는 내 곁으로 와 섰고 아무 말도 안 했지만, 마음이 든든해졌다. “예전에 기분이 안 좋을 때면 여기에 왔었거든.” “그때는 사업이 망해서 200억 정도 빚을 졌어. 그리고 그날에... 강에 뛰어들려는 너를 봤어.” “응?” 난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그를 돌아봤다. 입술을 꾸물거렸지만, 뭐부터 물으면 좋을지 몰랐다. 시차 때문에 내가 연락을 받았을 때 스턴국은 이른 새벽이었다. 비몽사몽이어서 여기로 걸어왔는데, 그때 길가에는 떠돌아다니는 노숙자들뿐이었다. 죽고 싶었지만, 막상 다리 위에 서니 두려웠다. 죽는 게 두렵기도 했고, 나마저 떠나버리면 엄마가 의지할 곳이 없을까 봐 더 두려웠다. 그날도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남아있다. 머리 위로 피식하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엔 안 울더라고. 너 그때 난간을 넘으려고 시도했는데 실패했잖아.” “스턴국 사람들은 보통 키가 커서 난간도 높아. 넌 여기서는 키 작은 축인 것 같은데? 이곳저곳 난간을 다 시도했는데도 못 넘어가니까 그제야 울더라고.” “그날은 오늘보다 더 심하게 울었어. 다리 앞쪽에서 널 지켜보고 있었거든. 얘가 언제까지 우나.” “난 그때 신발도 벗고 기다렸어. 네가 뛰어내리면 바로 달려가려고.” 난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안민혁을 쳐다보았다. “뛰어올 시간이면 난 이미 물속에 잠겼어.” “나 수영할 줄 알아.” 그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안민혁은 훤칠하게 잘생겼다. 얼굴을 계속 굳히고 다녀서 몰랐었지만 웃을 때는 화사했다. 난 멍하니 그를 쳐다보다 바로 머리를 돌렸다. 안민혁은 나의 이상한 행동을 눈치채지 못하고 말을 이어갔다. “그때는 나도 아주 힘들었었거든. 소연이한테로 가고 싶었는데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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