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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장 안씨 가문과의 협력

“희주가 왜 이혼했는지 몰라?” “내가 다시 기억나게 해줄까?” 소유진이 사람들 사이를 헤치고 캐리어를 질질 끌며 기세등등하게 다가왔다. “다 너 때문이잖아. 네가 희주 남편에게 약을 먹여서 애를 가진 다음, 자살하겠다고 협박해서 결국 이혼하게 만든 거잖아?” “그거 다 잊은 거야? 그때 희주가 신고할 뻔했고 너 감옥 갈 뻔했던 거 기억 안 나? 내가 경찰서 기록이라도 찾아줄까?” “해외로 나왔다고 해서 네가 저지른 짓을 아무도 모를 거라고 생각하지 마!” 소유진은 일부러 외국어로 말했다. 주변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놓치지 않게 하려는 의도였다. 문정우가 다가와 배진욱과 최지연을 보고는 잠시 멈칫하더니 내 옆으로 왔다. “괜찮아?” 나는 재빨리 고개를 저으며 소유진의 캐리어를 받아 들었다. “됐어, 우리 가자.” 최지연의 얼굴은 이미 하얗게 질려 있었다. 나는 이 상황에서 더 문제가 생기지 않기를 바랐다. 어쨌든 최지연은 지금 임신 중이니까. 나만 건드리지 않는다면 없는 사람으로 생각하려고 했다. 가는 길 내내 안민혁은 운전만 할 뿐, 처음 자기소개 이후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반면 소유진은 쉼 없이 떠들어댔다. 알고 보니 소유진과 문정우는 같은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었고 두 회사가 심도 깊은 협력을 하려다 보니 의기투합해 나를 찾아온 것이었다. “어차피 너도 스턴국에 있으니까 우리가 돌아가면 네가 현장 관리 좀 해줘.” “왜 그렇게 쳐다봐? 너한테 월급도 줄 거야. 앞으로 나는 네 보스야, 희주야! 하하하.” 소유진이 천진난만하게 웃자 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문정우가 가볍게 기침을 하며 말했다. “원래는 배성훈이랑 협력하려고 했었지.” 그 말을 들은 소유진은 금세 화가 치밀어 올랐다. 원래 이 프로젝트는 투자금이 꽤 컸는데 두 회사에는 부담스러운 금액이었다. 재연 그룹은 항상 프로젝트를 확장하려 했고 이전에 강유정이 협력을 중단한 이유도 해외 진출을 목표로 했기 때문이다. 배진욱은 최지연에게 붙잡혀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배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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