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7장 귀찮게 따라다니다

나는 소유진이 문정우와 함께 스턴국에 올 줄은 정말 예상치 못했다. “너랑 정우 선배가 스턴국에 온다고? 설마 나 보러 오는 건 아니겠지?” “뭐래, 이 소유진 님께서 해외 시장 개척하러 가는 거거든? 일하러 가는 거라고!” 소유진은 입을 삐죽이며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알고 보니 지난 몇 달 동안 소유진도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회사에 들어갔고 이제 국제 시장까지 확장하기 시작했다. 문정우의 회사는 이미 해외에 여러 프로젝트가 있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협력하여 이번에 스턴국에 오게 된 것이었다. 원래 나는 안소연과 함께 공항에 가기로 했었는데 출발 직전에 그녀가 지도 교수님에게 불려 가게 되었다. 안소연은 울상으로 말했다. “아, 진짜! 가기 싫어. 왜 하필 지금 테스트해야 해?” 그러나 안소연은 중요한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라 빠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그녀는 안민혁을 불러 나를 공항에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 가기 전에 안소연은 몇 번이나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희주야, 내 불닭볶음면 남겨 둬야 해. 혼자 다 먹지 마.” “돌아오면 내가 피자랑 맥주 사줄게.” “희주는 술 마시면 안 돼.” 안민혁이 무미건조하게 말했다. 그리고 나를 보며 덧붙였다. “희주 씨, 타세요.” 나는 싱긋 웃으며 그제야 차에 올랐다. 사실 나는 안민혁이 나를 데려다주는 게 좀 부담스러웠다. 그는 너무 차가운 느낌이었다. 하지만 지금 내 몸 상태로는 누군가와 동행하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다. 나중에 안소연에게 간식이라도 사주며 빚을 갚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공항으로 가는 길은 너무 조용했다. 차 안의 공기는 숨 막힐 듯했고 안민혁은 매우 고지식해 보였다. 그의 차는 정말 딱 옛날 사람 스타일이었고 심지어 음악조차 틀지 않았다. 조수석에 앉은 나는 정말 불편해졌다. 그러던 중 그가 갑자기 나에게 우유 한 병을 건넸다. “드실래요?” 귀여운 딸기 우유병을 보며 다시 안민혁을 쳐다보니 순간 어리둥절해졌다. 왜 이런 걸 가지고 다니지? “드실래요?” 안민혁이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