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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장 내 남편이야

“진욱 씨 말고 또 누가 있나요?” 유시은은 귀걸이를 빼면서 말했고, 입가에 득의양양한 미소가 번졌다. “오늘 저녁 진욱 씨랑 이브닝 파티에 참석할 건데 얼굴에 먹칠하면 안 되니까 예쁘게 꾸미라고 했거든요. 그래서 특별히 드레스랑 주얼리를 고르라고 날 보냈죠. 어차피 대부분 한 번도 안 입어 봤을 테니까 마지못해 대답한 셈이라 만약 여유만 좀 있었더라면 진욱 씨한테 새 옷을 사달라고 했을 거예요.” 이내 귀걸이를 가방에 집어넣더니 내가 지켜보는 앞에서 액세서리를 하나씩 착용해 보았다. 고채영이 한 발짝 나서려는 순간 나한테 제지당했다. “채영아, 됐어.” “되긴 뭐가 돼? 오냐오냐하니까 눈에 뵈는 게 없나 본데 저런 년은 흠씬 두들겨 맞아야 정신 차려. 내 이름 석 자를 걸고 죽여버릴 거야!” 난 이미 전투 준비를 마친 그녀를 말리며 고개를 살짝 저었고, 이내 휴대폰을 꺼내 배진욱에게 연락했다. 현재 상황에서 설령 명분이 있다고 한들 먼저 손찌검하는 사람의 잘못이기 마련이다. 어쨌거나 배진욱이 당당하게 애인을 집에 들인 만큼 본인한테 확실하게 알아보기로 했다. 만약 이참에 이혼 약속이라도 받아낸다면 오히려 서로 덜 시달리고 더 좋지 않은가? “지금 거신 전화는 전원이 꺼져 있습니다...” 그러고 나서 재차 연락했지만 여전히 같은 안내음만 흘러나왔다. 유시은이 목적을 이룬 듯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그제야 나도 그녀가 배진욱의 휴대폰에서 날 차단했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이내 새침하게 머리카락을 넘기는 유시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희주 씨가 이 드레스와 주얼리를 허락받고 사용해야 한다는 걸 내가 모르는 줄 알아요? 하지만 난 필요 없죠. 사랑하는 여부에 따라 차이가 진짜 크지 않아요? 그런데도 날 이길 수 있을 거로 생각해요?” 고채영은 참다못해 가방을 내동댕이치더니 당장 덮칠 기세였다. “이 천한 년이! 오늘 제대로 한 수 가르쳐 주지.” 나는 온 힘을 다해 그녀를 말렸다. “채영아, 참아.” “안 돼, 오늘...” 이내 차분한 표정으로 고개를 젓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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