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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장 어리석은 짓

새로운 회사에 도착하자 민경석과 다른 직원들은 약간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여기는 꽤 잘 꾸며진 복층 구조에 작은 간판도 딸려 있었다. 만약 문정우가 아니었다면 이 정도 임대료로는 꿈도 꾸지 못할 곳이었다. “여기 너무 좋다! 가구가 좀 낡긴 했지만 새로 꾸미면 될 것 같아요.” 모두 디자인 전공이었기에 사무실 인테리어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듯했다. 자신들의 자리도 정리한 후 몇몇 젊은 직원들은 사무실을 간단하게 리모델링하겠다며 스케치를 시작했다. 그러자 나는 크게 손을 흔들며 말했다. “최대 20억이에요. 그 이상은 회사에서 못 대줘요. 더 이상 돈이 없거든요.” 나는 부자가 아니었고 이제 창업을 막 시작한 터라 돈을 아껴 써야 했다. 한이슬이 급히 고개를 저었다. “그럴 필요 없어요. 10억이면 충분해요.” “경석 선배가 목공 일을 할 수 있거든요. 다만 사무실 공사가 좀 지연될 수 있는데 괜찮으세요?” 나는 민경석을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다가 얼굴이 빨개진 한이슬을 다시 쳐다보았다. 그러자 민경석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이슬이네 집 인테리어 때도 제가 가구는 다 만들었거든요. 저희 아버지가 목수셨어요.” “오!” 나와 장승희가 동시에 의미심장한 소리를 냈고 다른 직원들도 장난스럽게 놀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활기찬 모습을 보니 나까지도 몇 년은 젊어진 기분이었다. 그때 갑자기 고채영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회사 내부 조사가 토요일에 시작된다며 디자인팀 전 직원이 복귀해야 한다고 했다. “강희주, 회장님께서 내린 명령이야. 몇 가지 자료를 네가 작성해야 해.” “상대가 예사롭지 않아. 먼저 표를 사진으로 보내줄게.” 누군가가 들을까 봐 걱정하는 듯 고채영의 목소리는 매우 낮았다. 아무래도 비밀스러운 내부 조사였고 특정 팀만 대상으로 하는 것 같았다. 나는 주요 디자이너였기 때문에 당연히 조사에 참여해야 했다. 내 작업실이 재연 그룹에서 나갔기 때문에 그들은 공식적으로 모든 사람을 부를 수는 없었지만 나만은 돌아가야 했다. 동료들에게 간단히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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