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5장 언젠가는 떠나야 해요
배성훈의 작은 실수, 아니 어쩌면 그가 함정에 빠진 것이 CCTV 영상이 사라진 원인이 되었다.
가장 골치 아픈 건 바이러스가 너무 빨리 퍼져서 내 몇몇 디자인 자료들까지 덮어버린 것이다.
다행히 나는 평소에 자료를 클라우드에 업로드해 두는 습관이 있어 프로젝트 진행에는 큰 차질이 없었다.
우리가 데이터를 복구하려고 우왕좌왕하고 있을 때 유아정이 들어왔다.
“배 대표님, 회장님께서 배성훈 씨와 강희주 씨도 함께 오라고 하십니다.”
이미 이쪽 상황을 전해 들었기에 배성후도 당연히 이 일을 물어보려는 것일 테다.
하지만 나는 가고 싶지 않았다. 최지연이 본가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불편한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희주 누나, 같이 가요?”
배성훈도 나의 감정을 느꼈는지 난처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 역시 가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일이 그의 실수로 인해 발생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마지못해 배씨 가문 본가로 향했다.
거실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보자 이것이 사실상 한차례의 긴급회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렇게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문제가 발생했으니 배씨 가문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재연 그룹이 잘 나가면 가문 전체가 덕을 보고 실수를 하면 모두가 손해를 본다.
그렇기에 아무런 실권이 없는 가족들조차도 재연 그룹의 몰락을 원하지 않았다.
그중 유일하게 배진수만은 고소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왔군. 앉아.”
배성후는 하룻밤 사이에 몇 살은 더 늙은 듯 보였고 목소리에도 기운이 없었다.
그가 이 프로젝트를 따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인맥을 동원했는지 알기에 이번 사건은 배성후에게도 큰 타격이었다.
“대산 그룹은 이미 프로젝트 보고를 시작했고 현장 조사 후 바로 착공에 들어갈 모양이야.”
“너희는 뭐 할 말 없나?”
나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이건 재연 그룹의 일이지 더 이상 내가 끼어들고 싶은 문제가 아니었다.
상대가 나를 겨냥한 것이든 재연 그룹을 노린 것이든 그들의 공격은 성공적이었다.
설령 우리가 디자인이 유사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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