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5장 출근하지 않을래
경비 아저씨도 모르는 사람으로 바뀌었으나 내가 캠퍼스 안으로 들어가도 말리는 사람이 없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대학생이라고 해도 믿는다니 난 숨을 길게 내쉬었다.
캠퍼스는 크게 바뀐 게 없었다. 화단의 나무도 그대로였다.
새 학기에 걸어 놓은 신입생을 환영한다는 현수막은 아직도 남아있었는데 보아하니 겨울이 되면 현수막을 거둘 생각인 것 같았다.
나와 배진욱은 바로 이 자리에서 처음 만났다.
배진욱은 낡은 트렁크를 끌었으나 깨끗하게 빤 옷을 입었고 얼굴에는 자신이 넘쳐 보였다.
배진욱을 떠올리니 눈물이 또 걷잡을 수 없이 흘렀다.
몇 해가 지나고 우리가 이런 결말을 맞을 줄은 미처 몰랐다.
“선배? 정말 선배네요. 멀리 뒷모습을 보면서 선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등 뒤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난 빠르게 눈물을 닦았다. 그리고 후배 민경석이 발견했다.
“뭐예요? 과거에 잠겨 센치해진건가?”
“괜찮아요? 휴지 줄까요?”
민경석은 주머니를 한참 뒤적였고 난 손을 휘휘 저으며 휴지를 꺼내 들었다.
“민경석? 네가 웬일로 학교에 있어?”
“저 박사 공부까지 하고 있어요.”
민경석은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였다.
“대학원까지 다니고 나니 교수님이 계속 박사 공부까지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보셔서 그냥 다니고 있어요.”
헤벌쭉 웃는 민경석을 보며 나도 웃음이 터졌다.
과거의 나도 박사 공부까지 희망했었다.
그러나 대학교 4학년이던 시절, 모든 게 바뀌었다.
“그래. 좋아 보이네.”
농구복 차림인 민경석을 보며 난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농구하러 가는 길이야?”
“네. 후배들이 농구하자고 졸라서요. 참, 저 농구팀 소속이었던 걸 잊은 거 아니죠?”
시선이 마주치고 난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민경석이 이끌던 팀이 전국 대회에서 우승하고 민경석은 그 자리에서 나에게 공개 고백을 했었다.
그리고 하마터면 배진욱에게 얻어터질 뻔했었다...
민경석도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였고 난 대화 주제를 돌렸다.
“그럼 빨리 가봐. 경기 지각할라.”
“선배는요?”
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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